제3장 독서를 재테크로 연결한 7가지 사례
나는 왜 독서모임을 할까? 처음엔 호기심으로 모임에 나가게 되었다. 독서모임을 주관하는 출판사 대표이면서 《독서모임 꾸리는 법》을 쓴 원하나 작가의 공간(출판사 겸 독서모임 장소)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첫 독서모임 참석이라 설레기도 하고 약간 긴장도 되었다. 전철역에서 도보 7분 거리, 3층에 위치한 15평 되는 사무실엔 중앙에 10명 정도 앉을 수 있는 큰 테이블이 자리하였고, 그 위에 조그만 스탠드 조명으로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남측 유리창엔 커튼으로 햇볕을 가렸고, 3면의 벽에 책장을 만들어 출간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작지만 아늑한 공간이 독서모임 하기에 딱 좋았다. 첫 모임 주제 책은 《가재가 노래하는 곳》 장편 소설이었다. 책도 재미가 있었지만, 소설 하나를 읽으며 이렇게 다양한 생각과 해석을 할 수 있는 것이 신기했다.
독서모임의 묘미는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시선을 접하는 데 있습니다. 타인의 독서와 타인의 시선, 다른 목소리가 궁금하지 않다면 굳이 모임에 나올 이유가 없죠.
- 《독서모임 꾸리는 법》 중에서.
그렇다. 하나의 책을 읽고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시선을 느끼고 배우는 것이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본질이다. 혼자 하는 독서에서 여럿이 함께 읽고 토론하는 독서로 나의 독서는 한 단계 성숙해 갔다.
첫 독서모임에 좋은 인상을 받았기에 여러 독서모임에 찾아다녔다. 이 또한 공부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평소 책을 많이 읽어 놨고, 책에 대해서 나도 할 말이 많았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렇게 2년간 4~5개의 독서모임에 꾸준히 참석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왜 독서모임에 나오는지, 심지어 돈을 내고도 모임에 참여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책값 포함하면 독서모임 1회 참가비가 10만 원이 넘는다고, 도대체 왜?” 그 유료 독서모임에 나가봤다. 독서모임에 나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궁금해서다. 남들은 어떤 책을 읽는지, 어떻게 독서를 하는지, 모임 공간에 대한 호기심,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왜 모이는지 등 궁금한 점이 많다. 그래서 그 궁금증을 풀고자 독서모임에 나오는 사람들이다. 이런 부류는 첫 모임 이미지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좀 어색하다 싶으면 1회 성으로 끝나는 게 대부분이다.
두 번째는 독서 습관을 만들고자 함이다. 강제적으로라도 책을 읽을 필요성이 있거나, 다양한 분야의 책을 접하고 싶은 독서의 확장성을 바라기 때문에 나오는 부류다. 이들은 편안하게 토론에 스며들고 적극적이다. 책이란 본질에 충실하기 때문인 것 같다.
세 번째, 잘난 척하고 자랑질하고 싶어 참석하는 이도 종종 있다. 나는 책을 몇 권이나 읽었고, 어떤 작가를 좋아하며, 어떤 작품과 작가를 잘 알고 있다는 등 책에 대한 지적, 잘난 척,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때론 독서모임에서 돈 자랑을 하기도 한다. 사실 우린 다 자기 잘란 맛에 산다. 공통된 주제라면 자기 의견, 지적 허영심을 표출하는 것이 독서모임의 또 다른 흥미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네 번째로 성장 및 발전하고 싶어서 나오기도 한다. 독서를 통해서 공부, 건강, 재테크, 운동, 인간관계, 시간 관리, 습관 만들기 등 자아계발 또는 자기 성장을 꿈꾼다. 이런 주제에 대해서 남들은 어떤 책을 읽고 실천하는지 얘기를 듣고 공유하다 보면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타인을 자극제 삼아 나를 뛰게 만드는 이들이다.
다섯째,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나오기도 한다. 좋아하는 책, 작가, 문구류, 공간(서점, 책방, 북카페, 북스테이, 도서관 등), 여행, 영화, 운동 등에 대한 취미와 관심사를 공유하고자 한다. 이들은 책만 읽고 헤어지는 모임보다는 뒤풀이가 있는 독서모임을 선호한다. 독서모임에서 책이 아닌 영화·맛집·자전거·달리기·등산 등의 번개 모임이 잦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섯째는 대인관계 또는 연애대상자를 만나고자 나오기도 한다. 독서모임 남녀 성비는 여성 참석률이 높은 것 같다. 이쁘고 잘난 남녀가 많다. 또 독신자가 많은 편이다. 본질이 책이다 보니 모임의 성격이 건전하다. 이래서 이성 간 대화가 쉽고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하는 참가자가 여럿 있는 것 같다. 이성이 만나 서로 좋아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모임 목적 자체가 본질과 다르다면 애매하지 않을까.
그럼 에도 독서모임에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즉 대화 상대가 필요한 것이다. 책이라는 같은 주제로 대화, 생각, 소통, 교류, 위로와 용기를 얻는다. 필자의 경험상 독서모임에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말하고 싶기 때문인 것 같다. 내성적이거나 말이 없는 사람도 독서모임에서는 말을 많이 그리고 잘한다. 모임 리더가 각자의 발언권을 보장해 주기 때문이다. 모임 2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할 말이 많다. 뒤풀이에서도 말은 끊이지 않는다. 우리는 말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자기표현의 욕구다. 독서모임은 현대인에게 말하고 싶은 욕망을 풀어주는 공간이다. 그래서 오늘도 독서모임은 활황이다.
■ Book Club ‘독서와 재테크’는 어떤 차별성이 있는가?
누구든 느껴 봤을 것 같다. 공허함. 허탈감, 상실감, 고독감 이런 감정들 말이다. 상대방과 대화·토론을 하면서도 문득문득 찾아오는 공허함 말이다. 불필요한 말을 많이 해서, 하고 싶은 말을 못 해서, 공중에 떠도는 빈말들이어서, 내 본질이 아닌 허영심이 투영된 말이어서 그럴 수도 있다. 어느 날부터 독서모임 후 공허함이 켜졌다. 내 것을 만들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우선 어떤 독서모임을 만들고 싶은지 컨셉부터 노트에 적었다. 위에서 말했듯 독서모임 참가자 즉 수요자는 20~40대, 여성 비율이 높고, 회사 직장인·공무원 ·교사 등 전문직종, 미혼자가 많았다. 그동안 필자가 참여해 온 모임에 구성원 비율이 그랬다는 거다. 모임 장소가 지하철 2호선 홍대, 서울대 입구, 교대, 강남역 일대라서 그럴 수도 있다. 그리고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자기계발과 재테크란 점이다. 그렇다면 나의 직업적 전문성, 그리고 10여 년간의 독서와 재테크 경험을 그대로 반영해서 다음과 같이 썼다.
『독서를 재테크로 연결하여 지적 성장과 경제적 자유를 만들어가는 북클럽 ‘독서와 재테크’입니다. 우리는 함께 독서+자기계발+도시 답사+부동산 투자를 실천합니다. 경제·부동산·재테크·자기계발 책을 함께 읽고 토론 후 20여 분 운영자가 주제 책의 핵심내용을 정리하여 발표합니다. 정기 모임은 월 2회 지정 책을 읽고 모임 참석, 월 1회 도시 답사(임장, 맛집, 상권 분석) 또는 재테크 강연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임 활동인 독서, 재테크, 도시 건축 부동산 답사를 기록하여 책으로 출간합니다.』
이렇게 ‘소모임 앱’에 ‘독서와 재테크’란 제목으로 독서모임을 만들었다. 내 독서모임을 만들겠다고 생각하고 실천계획을 세웠음에도 실제 실행하기까지 1년이 걸린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던가. 독서모임을 만들고 이틀 후 다른 소모임에서 강의할 기회가 왔다.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을 믿고 계속 두드린 것이다.
책 읽는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자신이 고집하는 가치관을 공유할 줄 알고, 타인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것이다. 독서모임을 하면서 경청과 토론이 중요함을 새삼 느꼈다. 세상사 많은 의견 충돌도 독서모임에서 책 한 권을 가지고 토론할 수 있다면, 타협과 이해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곤 했다. 필자가 운영하는 독서모임은 대의명분을 갖고 있다. “책으로 세상에 이로움을 전달하자. 책 읽는 마을 만들기, 성인 누구나 자기 집을 한 채씩 소유하자” 이를 위해서 독서모임을 만든 것이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독서 지도자를 배출할 것이며, 새롭게 만들어지는 아파트의 작은 도서관 ‘입주자 독서모임 개설 프로그램’에 이들을 파견하여 전국적인 아파트 독서모임 만들기를 실천하려는 것이다.
한마디로 북클럽 ‘독서와 재테크’가 기존의 독서모임과 다른 점은 책만 읽는 수동적 모임이 아니라는 것이다. 함께 책을 읽고, 배우고, 간접경험을 통해서 재테크를 실천하는 모임이란 점이다. 여기에 우리의 성장 과정을 모두 기록하여 한 권의 책으로 출간하겠다는 점, 독서로 수익과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비전이 있다는 것이다. 재미난 과정이 될 것 같다. 독서모임 개설 5일째 회원이 3명 가입했다. 우리의 첫 독서모임은 언제 할 수 있을지 여러분의 응원이 필요할 때다.
■ 독서모임 회원 모집부터 진행까지
사람 심리가 그렇듯 남들이 모이는 곳에 나도 가고 싶어 한다. 처음 소모임 앱에 북클럽 ‘독서와 재테크’를 만들고 회원가입을 기다렸다. 독서모임 5일 동안 나를 포함하여 3명이 전부다. 아마도 회원 가입자 수가 적으니 활동도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으로 회원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판단이 되었다. 그래서 그동안 독서모임을 함께 했던 지인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독서모임 개설의 취지를 알리니 근방 15명으로 가입자가 늘었다. 그랬더니 신규 가입자가 매일 한두 명씩 들어왔다. 회원이 30명을 넘어서니 독서모임을 언제, 어떤 책으로 할 것인지 궁금해하는 질문들이 채팅방에 올라왔다. 드디어 첫 독서모임을 진행할 때가 온 것이다.
9월 2일 저녁 7시 30분 강남역 인근의 공유 오피스에서 첫 독서모임을 진행했다. 신청자 12명 중 10명이 참석했다. 출발은 성공적이다. 돌아가며 자기소개와 모임에 나오게 된 이유, 바라는 점 등을 말했다. 다들 열정이 넘쳤다. 말이 너무 길어져 중간에 끊지 않으면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모임의 첫 시작은 서먹하지만, 곧 분위기가 풀린다. 한 참석자가 첫 발언을 하며, 자신이 최근 읽은 책을 소개하고, 그 속에서 배운 재테크 전략에 대해 설명한다. 그의 눈빛은 빛나고, 그는 읽은 책이 자신의 경제적 사고를 얼마나 바꿨는지 열정적으로 이야기한다. 이내 다른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참하기 시작한다. 각자의 경험과 생각들이 책을 매개로 활발하게 교류되며, 모임의 열기는 점차 뜨거워진다. 또 다른 멤버는 자신의 투자 경험을 공유하면서, 책에서 얻은 지식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 이야기한다. 그리고는 "독서가 단순한 이론에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때 그 진가를 발휘하는 것 같아요."라며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그날 첫 모임에서는 단순히 책의 내용을 토론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삶 속에서 독서와 재테크가 어떻게 연결되고, 그 지식을 통해 각자가 어떤 변화를 경험했는지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가 오갔다. 한참을 대화한 후, 모임을 정리할 때쯤 모두가 공감하는 하나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독서는 지식의 시작이지만, 그 지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 비로소 가치가 있다." 재테크도 실천이 중요함을 상기하며 더 많은 대화는 뒤풀이로 이어졌다. 이렇게 9월 ‘독서와 재테크’ 첫 독서모임을 시작으로 총 세 번의 모임을 진행했다. 읽은 책으로는 송희구의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한종수·강희용의 《강남의 탄생》, 유현준의 《어디에 살 것인가》 세 권이다. 독서모임 본래 취지대로 끝나기 전 필자의 10분 강연으로 마무리했다. 책의 내용과 연관된 개념 정리와 시장 동향을 정리하여 발표했다. 이 점에서 모임 참석자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이것이 ‘독서와 재테크’ 독서모임만의 차별화다.
필자가 독서모임을 만든 이유는 이랬다. 신청이 조기에 마감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격주로 독서모임을 하는데, 매회 10~12명을 정원으로 선착순 신청을 받는다. 하지만 신청자가 많아 독소모임 신청이 조기 마감되니, 참석 자체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내 독서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마음을 먹게 된 것이다.
둘, 발언 기회와 말할 시간이 매우 짧았다.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여러 명이 각자의 소감을 2분씩만 말해도 20~30분이 훌쩍 지나간다. 그러니 사회자는 균등한 발언 기회를 주기 위해서 중간중간 말을 자르거나, 건너뛰기도 한다. 난 평소 말이 없는 편이다. 그런데 독서모임만 가면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지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독서모임을 만들어 내가 진행하면 말할 기회가 많아지니까 그래서 독서모임을 만들게 되었다.
셋, 독서모임 참가자와 책에 대한 궁금증 때문이다. 사실 이점이 독서모임을 만든 가장 큰 이유다. 매번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다양한 개성을 알아가는 것은 흥미와 기대감을 주는 일이다. 여기에 하나의 책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과 경청하는 행위는 몰랐던 사람을 알아가는 행위다. 독서모임은 책과 사람을 알아가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다.
넷, 운영 방식·주제 책·장소를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다. 독서모임에 참가만 하다 보니 나의 결정권이 없었다. 운영진들에 의해서 합의된 운영 틀 속에 우리는 참가자 중 한 사람일 뿐이다. 읽을 책 선정에도 내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다. 여기에 장소가 멀면 참석이 꺼려진다. 이러한 결정들을 내가 하고 싶었다. 독서모임 운영 기획을 하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다섯, 독서모임을 활성화하여 책 읽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독서의 소중함과 혜택을 가장 많이 받은 사람으로서, 내가 사회에 보탬이 되는 방법이 ‘독서모임을 대중화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많은 사람이 독서를 생활화할 수 있도록 독서모임 대중화에 앞장서고 싶다.
여섯, 독서와 독서모임이 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다. 물론 지금도 유료 독서모임뿐 아니라 독서를 매개체로 연계한 수익모델이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필자가 생각하는 독서모임은 독서와 재테크를 통해서 내 집 갖기를 캠페인으로 만들기 위함이다. 독서모임을 통해서 체계적으로 재테크를 배우고 실천하여 성인 모두가 내 집 한 채씩 소유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가 될 수 있다. 부의 재분배가 실현되는 독서모임으로 만들고자 하는 포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