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여름 앞에서
하늘을 담으려고 화면을 바닥에 엎어둔채 찍어두었던 하늘을 열어보니, 출렁이며 찍힌 화늘이 바닷속 같다는 생각을 했다.
도망쳐온 여름. 그 때의 바다.
잔잔한 바다의 품에 풍덩 안긴채, 따뜻한 여름볕 파아란 이불같은 하늘을 팔랑 꺼내다가 한 장 덮고서 꿀럭꿀럭 귓바퀴를 두드리는 파도소리를 들었던 오후의 세화 바다.
고개를 젖히면 파도가 이마를 어루만지고, 옆을 바라보면 오름이 달음박치는 해변, 물에 반쯤 잠긴 손가락 뭐 그런 것들이 너무나 위로가 되었던 그 때의 여름이 밀려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