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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탈출 Dec 03. 2019

퇴근 후 브런치로 출근합니다

1. 나를 위로 합니다


회사에서 쓰는 글은

돈을 벌어주는 글


타인의 것과 비교하고 골라서

더 나은 게 올라가는 것이

당연한 글


내 맘에 든다고

팔리는 게 아닌 글


뭐 대단한 거라고

뭐 힘들었다고

내 노력을 깎아내려야


눈처럼 사라져도

아프지 않은 글


정답이 없는데

정답에 가까운 것을 찾느라

심장 근처가 먹먹해질 때까지 고심하는 글


아무도 몰라줘도

나 오늘 고생 많았다고

혼자 토닥인다


3600원짜리 입욕제 하나에

시큼한 젤리를 사들고 집으로 간다


힘빼 힘빼

날 다독이면서도

이러다 뒤쳐질까

한 구석이 불안한 내가


오늘 밤은 발 뻗고

잘 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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