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근차근. 쫓기지 말기

#아부지의이름으로_2

by knowcopy

아부지의 시나리오를 각색하기로 마음먹고, 그 마음을 인스타에 올린 후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았다. 물론, 내 인스타 첫 게시물이었으니 더 관심을 받았겠지만.


<프로세스 이노코미>를 읽은 후 내 의지로 사람들에게 알린 것이기에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이기보다는 기분 좋은 자극 정도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인스타에서도 얘기했듯 작업하는 시나리오 각색의 모든 과정을 따로 기록해 둘 생각이었는데, 한 가지 고민은 10년 전쯤까지 열심히 운영했던 네이버 블로그를 다시 살리느냐 아니면 가끔 들던 생각들을 일기처럼 끄적이고 있던 브런치에 올리느냐 였다. 네이버 블로그는 요즘따라 광고글들이 너무 많아져서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고, 브런치는 일기를 몇 편 쓰긴 했지만 공개된 글들이 아니어서 새로 시작하는 작업에 더 어울릴 듯싶었다. 이런저런 고민 끝에 (어쩌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는지도) 브런치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자고 결정했는데.. 문제는 내가 브런치의 시스템을 전혀 이해 못 하고 있었던 거다. 작가 등록을 해야지만 내가 쓴 글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공개할 수 있는 시스템..

그래서 급한 마음에 서둘러 작가 신청을 했다.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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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하하하하


왜 나는 당연히 신청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15년 넘게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어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여러 브랜드의 광고를 총괄 제작해왔고 지금은 영화, 드라마의 콘텐츠 기획도 하고 있으니까? 라이터가 들어간 직업이라고 스스로 작가라고 생각했던 걸까?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난 오만했고 건방졌다. 정신이 바짝 들었고 알 수 없는 부끄러움이 밀려왔다.


다행히 재신청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난 바로 인터넷에 흩어져 있던 내가 썼던 글들을 모았다. 10여 년 전 사보에 썼던 글부터 수년 전 신문에 기고했던 글들까지.. 그리고 누가 봐도 또렷하게 그려질 만한 계획을 세웠다. 내가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써 내려가게 될지에 대한. 아버지의 시나리오를 어떻게 각색하게 될 것이고 내가 꿈꾸는 최종 목표는 어떤 형태일지 머릿속으로 그려보았다.


그리고 재신청을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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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다행이다.


이 글 또한 아부지의 시나리오를 각색해 나가는 과정의 한 일부분이기에, 브런치에 작가 신청했던 내용을 여기에도 기록해 두려고 한다. 시나리오를 수정해 나가는 과정에서 내가 길을 잃었을 때 내 발 길을 비춰주는 작은 등불이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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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의이름으로 프로젝트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나서 남기신 글(시, 시나리오, 에세이 등)을 통해 아버지를 제대로 이해해가고

아버지의 꿈을 대신 이뤄드리는 40대의 뒤늦은 아들 성장기]가 주제입니다


아버지께서 남기신 시나리오를 각색해 나가는 과정을 에세이 형식으로 담담하게 써 내려가고

시나리오가 완성되고 난 후에도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투자, 캐스팅, 배급, 제작 등)을 기록할 예정입니다


예상 목차는

아버지의 시나리오 / 아버지의 글을 통해 아버지를 이해하기 / 아버지 입장에서 시나리오 재구성 / 시나리오 각색 완성하기 / 영화화를 위하여 / 아버지의 캐스팅 / 제작 비하인드 / 개봉박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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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목차는 거창하고 빈틈이 많지만 그래도 내가 꾸준히만 한다면 저 길을 따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실 지난주에 인스타에 공개할 땐 영화화까지 되는 건 발을 조금 뺐었는데 이루기 어려운 꿈일수록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목표를 더 높게 잡았다. 높은 산일 지라도 결국 꾸준한 한 걸음에 정복되는 것일 테니 내가 조금 더 수고스럽고 오래 걸으면 된다는 다짐이다.


이제 막 첫 발을 떼었다. 가보자. #아부지의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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