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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소 금 항 아 리
by
시인 화가 김낙필
Jan 1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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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아리에 금이 갔다
옛날에는 물 새는 항아리를 버리기 아까워 소금 항아리로 썼다
금이 간 항아리에 천일염 소금을 듬뿍 채워
현관 앞 신발장 위에 올려 놓았다
액(厄)을 막는 방법이다
사람 간에
도 금이 간다
단단한 우정도
달콤한 사랑도
언약도, 약속도 금이 간다
사용기간이 오래되면 부식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깨진다
그래서 만물 모든 것에는
사용연한, 유통 기간이라는 게 있게 마련이다
여기저기 균열이 가고 깨지는 소리가 들린다
깊은 겨울 쩡!!! 하며 호숫가 얼음 깨지는 소리가 절정이다
내 속이 깨지는 소리는 사뭇 고요하다
깨지지 못해 헐겁고 지리멸렬한 것들은 추레하다
항아리에 금이 갔다
대를 이
어 사용해온 항아리다
버리기 아까
워 소금 항아리로 쓴다
신안 앞바다에서 온 소금을 품고 들고나는 사람들을 지켜볼 것이다
사람들
금이 가는 모습들을 바라볼 것이다
내가 금이 가는 소리도 들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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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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