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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an 24. 2022

커피, 꽃, 사람 향기





콜롬비아산 헤이즐럿 아메리카노에

베트남산 G7 커피를 일대오로 섞으면

환상의 커피 맛이 탄생한다

황금 비율이다


커피 전문가는 아니지만

3년 정도 아메리카노를 매일매일 마시다 보면 그제야 커피 맛을 조금은 알게 된다

동네 커피는 '타이거' 커피가 내게는 맞는 스타일 이다

값은 저렴한 편이다

어차피 로스팅한 지 오래된 커피콩의 맛이란 쓰거나 죽은 맛 들이다

거기서 미세한 맛을 찾아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커피가 물리지 않는 까닭은 신비로운 향 때문이다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내게 오는 그 향기는 절묘하다

함께 자고 나면 깔끔하고 개운한 사람처럼 매력적이다


동양란의 가녀린 꽃대와 수줍은 꽃잎에서 풍기는 강렬한 향은 몽환적인 것처럼

 聖人이 돌아가실 때 제자에게 한 유언이 "난초에 물 주거라" 였다는

얼마나 애지중지 그 향기를 아꼈으면


사람도 향기가 있다

포르말린 냄새가 나는 사람

사과꽃 냄새나는 사람

석류 향의 사람

바다 냄새

흙냄새

사람마다 각각 다른 향기를 지니고 있다

그중에 제일은 무색무취 다


복숭아 냄새나는 사람이 있었다

해마다 복사꽃 필 때 생각나는 사람이다

향기가 사람을 생각나게 하는 건

사람도 꽃이기 때문이리라


나는 산 언덕에 핀

개망초 꽃향기가 눈물겹도록 너무 좋다

커피는 베트남産 향이 좋다

나는 탱자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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