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채 양

by 시인 화가 김낙필





몰랐어요

내 무릎을 베고 잠든 그대가

잠들지 않았다는 걸 몰랐습니다

창밖으론 맹그로브 숲이 보입니다

햇볕이 따가울까 봐 손채양으로

얼굴을 가려줍니다

그늘을 만들어줍니다

그렇게 한식경이 지나도록

그대는 잠을 잤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때 그대가 잠들어있지 않았다는 걸 알았습니다

잠든 척하고 있었다는 걸 알았습니다

내 무릎을 좋아했다는 걸 비로소 알았습니다


기장의 목적지 도착 멘트가 흘러나올 때까지 나는

그대가 깰까 봐 내내 다리가 저려도

저리단 말을 못 했습니다


그대가 생각날 때면 지금도 가끔 그 다리가 저려오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