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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21. 2022

빛 의   행 보





빗살 무늬 방향으로 가는 者여

그대는 누구이며

나이는 몇이며

친구는 누구이며

어디서 오는 참인가


고요하고 청아한 너의 행보가 부럽네

저녁 무렵 사립문에서 기우는 햇살 잡고 행랑자가 말갛게 웃네

오랜 날들을 기억하겠네

그대의 저무는 행적을 좇아가리


기울면 기우는 대로

저물면 저무는 대로

스미면 스미는 대로

맹그로브 숲을 키우고

바오바브나무를 물구나무 세우고

개코원숭이의 털을 고르는

자상한 손길로

그대가 막 노을로 지고 있네


빛이 사라지면

사람의 마을도 잠들고

고요와 안식의 시간

그대는 지금 누구를

찾아가는가

그대는 누구인가

진짜 정체가 무엇인가


적요의 시간에

암울하게 저무는

빛의 행보여

지금 우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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