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법에 걸린 오후
오 이 도 손 님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8. 2023
아래로
4호선 오이도역 정차 안내 방송이 나온다
"이번 정차역은 오이도 입니다"
"내리실 문은 왼쪽입니다"
나이 드신 어르신 한 분이 역정을 내신다
자신은 오른쪽 문에 서 계시며 하시는 말씀이
"이 느마들은 왼쪽 오른쪽도 몰라!"
"안내 방송을 이 따위로 해!"
가는 방향 쪽으로 서 계셔야 하는데 반대쪽으로 서 계시니까 좌우가 바뀐 거다
안내 방송은 맞는데
본인이 착각하시고 오히려 화를 내시는 중이다
사람들이 의아한 듯 모두 어르신을 쳐다본다
나이 들면 방향 감각을 점차 잃어간다
신체의 중심도 자꾸 흔들리게 마련이다
안내 방송이 맞는다고 어르신께 말해주고 싶었지만 참았다
나도 곧 저럴 테니까
늙으면 용서해야 할 것들이 많다
keyword
오이도
어르신
23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구독자
396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몽 이 네
타이거 커피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