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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꼰대 화가시인 김낙필 입니다
잉 어 의 물
by
시인 화가 김낙필
Jul 1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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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자 시인이
서른의 잔치는 끝났다고 했다
늘 치열하게 살아야 연장할 수 있는 삶이 힘겨웠던 모양이다
생은 투명하지 않다
잉어의 물처럼 혼탁하고 지저분하다
그곳에서 자생력을 키워
살아남아야 한다
시는 투명해야 하고
삶도 투명해야 하고
영혼도 투명해야 한다
잉어의 물에서 오물을 걸러내고 자체 정화를
해야 한다
그렇게
투명해지려고 애쓰다가 한 生이 간다
시인은 아프다
삶과 싸우려니 아프다
찬란했던 서른의 잔치에 썰물처럼
빠져나가 버린 자리에
오물들이 쌓였다
아직 살아있다는 것은 고통이다
투명해지려는
것은
무리였다
흙탕물에서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했다
잉어의 물은
잉어에게는
오아시스였고
마셔도 탈이 안나는 생명수,
자양분이었다
여자 시인은 잉어의 물에서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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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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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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