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의 마지막 밤

by 시인 화가 김낙필





자정이 지나자 사위가 고요합니다

어둠의 마차 소리도 잦아들었습니다

침대 모서리의 무드등은 은은하지만

고요의 바람은 소슬하게 들립니다


구월은 나팔꽃 지듯 갔습니다

맨드라미는 잎을 떨궈도 꽃은 아직 붉습니다

설익은 감은 밤새 양철 지붕을 두드려 잠을 쫒습니다

마치 총 쏘는 소리처럼 무섭습니다


마을 이장의 방송소리가 들려옵니다

집 나갔던 전어가 돌아왔다고 합니다

저렴한 값에 사서 맛보라고 합니다


구월이가 가고 시월이가 옵니다

어느새 무더위가 물러가고 춥다 소리가 들립니다

옷장에서 스카프도 꺼내고 스웨터도 꺼냅니다


밤이 서늘합니다

들창도 닫고

이불도 두꺼운 것으로 바꿉니다

구월의 밤은 속절없이 물러갑니다

나도 따라 묻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