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무 늬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남자도 습진에 걸린다

남자 혼족이 늘고 있다

밥하고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반찬 하다 보면

물과 씨름하는 시간이 많게 마련이다


이십 년쯤 살림하면서

세제보다 천연 세척제를 쓰다 보니 고무장갑을 끼지 않아도

그 흔한 습진은 모르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지 검지 손가락 사이에 붉은 물집이 잡혔다

습진이었다

의사 선생님의 처방으로 약을 먹고 연고를 발랐다


발병 후 2주 정도 열심히 치료했더니

발진이 점차 수 그러 들었다

아직도 붉은 흉터가 아스라이 남아 있다


사내도 습진이 걸리는 시대다

세제를 덜 쓰고

물을 쓰면 손을 잘 말려야 한다

물은 없어서는 안 될 생명 같은 존재이므로

잘 친하면 된다


상처가 꽃잎 같다

운명이니 훈장처럼 받아들인다

그러니 슬퍼하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