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나간 시간들을

인고(忍苦)의 시간이라고는 말하지 않겠네

그냥 살아낸 시간들이라고 말하겠네


숲의 새들이 날아오르는 아침

동녘에는 해가 뜨고

어스름 저녁놀이 질 때

사람들은 집으로 돌아가네


겨울 없는 곳에 사람들은 눈을 만져보지 못했고

우린 눈사람을 만들었네

코끼리가 사는 마을에는 늘 꽃이 피어있네

망고가 주렁주렁 열렸네


한 세월을 살았는데

억겁의 시간들이 흘러가서

은하수가 되고

보리수 밑에 수행자가 우주의 문을 열었네

열반에 들어 비로소 無를 보네


나는 가네

억겁의 시간 뒤로 사라져 가네

찰나의 生이 길다고 하면

깨우친 자들은 얼마나 웃겠나

허나 살아보니 찰나가 억겁이고

억겁의 시간이 찰나였음을 깨우치고 가네


그렇게 살고 가네

다 용서하고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