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소리

by 시인 화가 김낙필




고요 속에 얼마나 많은 말들이 숨어 있었는지 모른다

회개하고 갈등하고 울부짖고 체념하고 했던 말들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묵언은 또 다른 수행이었음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는다


신은 고통을 주며 말한다

시험이라고

나는 그 시험 속에 들지 않았다

고통에 힘들어했고 벗어나려 애쓰며 살았다

지나고 나니 별 것도 아닌 것처럼


신은 흘러가는 시간을 내게 주었고 깨닫게 하셨다

고통이 깨달음으로 가는 길이 있었다는 것을

신의 시험이었음을 알았다

말은 약이었다


듣는 보는 모든 것이 소리는 아니다

눈을 감고도 보이는 것

말을 하지 않고도 들려오는 것은

무막이다


내가 한 말들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

모두 허공이 되어버렸다

그렇게 산산이 부서져 사라져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