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준비할 때

by 시인 화가 김낙필



지금은 깔깔거리며 웃지만

웃음을 잃어버리는 때가 온다

삶이 무료하고 갈 곳이 없어질 때는

헤어지는 연습을 시작해야 한다


망망대해 장수거북도 백 년을 살지만

사람도 바야흐로 백세 시대가 도래했다

자연의 섭리를 무시하고

의학의 힘으로 연명하며 백세를 넘긴다


웃을 일 없고

별 볼 일이 없으면 그때 이쯤에서

삶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장수의 상징인 생명 연장은 행복이 아니라 고통일 뿐이다


웃을 수 있을 때가

生의 호우시절 화양연화 다

웃을 일이 없으면 서서히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요양원 흔들의자에 앉아서 지는 낙엽을 바라보며 백 살을 넘게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존엄사가 필요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