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포도주

by 시인 화가 김낙필




어버이는 이미 떠나고 아니 계시다

내가 대신 어버이가 됐다

내 자식들도 어느새 어버이가 됐다

자식 사랑은 내리사랑

그렇게 수세기를 지나왔다


어버이날 자식이 포도주 한 병을 건넨다

웬거냐고 했더니 드시라고 한다

술을 잘 못 먹는 나는 포도주의 의미는 모른다

그러나 어버이날 자식이 준 선물이니

한 모금 따라 마신다


맛있다

자식이 준거라 더 맛있다


내 어버이는 이미 떠나고 안 계시지만

포도주 한잔 올려드리고 싶다

안 드시던 부친께선 집에서 담근 포도주는

한잔씩 드셨다

매 해 칠팔월 어머니는 술동이에 포도주를

가득 담그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