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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향기

by 시인 화가 김낙필



오늘 한낮

햇살에서 여름 냄새가 나요

그림자에서도

아스팔트에서도

바람에서도 여름 냄새가 납니다


태양 볕을 가리려고

양산을 많이 쓰고 다니네요

하늘에 뜬 구름도 더워 보이고

산책하는 개들도 헉헉 거립니다

완연한 여름입니다


분수대에 물냄새가 퍼지고

작렬하는 오후의 태양이

백합의 머리도 숙이게 만드네요

어디선가 불어오는 이팝꽃 향기는

여름 향기 맞네요


하늘에 떠가는 비행기가

긴 꼬리구름 여운을 만들고 갑니다

도서관 창가 샐비어 꽃이

여름 태양을 영접합니다

책갈피에서도 여름 냄새가 나는 듯싶습니다


저 멀리 보이는

천변 미루나무 한 그루가 거센 바람에 쓰러질 듯

부대끼는 여름입니다

강변 청둥오리가 돌멩이 위에 올라와 일광욕을 합니다


적막한 나의 올여름만 유난히 추울 듯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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