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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 화가 김낙필 Jun 16. 2024

망팔(望八)이면



불혹(不惑), 지천명(知天命), 이순(耳順), 이립(而立), 약관(弱冠)이 무슨 소용인가

고희(古稀), 망팔(望八)이면

겨우 철이 들다가 가는 걸


사람은 참 고된 生을 살고 간다

유아원, 유치원을 거쳐 대학 공부까지 마치고 직장에서 늙을 때까지 일하다 요양원에서 생을 마치는 게 人生의 정해진 수순이다


그 삶 안에는 폭랑이 일었고 비바람이 불었다

잘 버티면 팔순, 여차하면 백수를 누린다

그러나 몸의 유통기간이 다 하는 고희쯤에서 삶을 천천히 정리해야 한다


망팔쯤이면 삶을 관조하게 된다

철이 든 거다

수행자의 경지에 들면 모든 사물들이 경이로워진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가 귀하게 느껴지고

각자 자기 위치에서 소명을 다하는 만물들이 경이롭게 보인다

그러면 갈 때가 된 거다

소천(召天)하는 거다


사람은 사람답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모른다

세월에 밀려 나이를 먹다 보면 그렇게 종착역이다

사는 동안 나를 잃지 말고

나를 사랑하며 사는 일이

生을 가치 있고 풍요롭게 하는 일이다


떠밀려 가면 절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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