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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Jul 05. 2024
쥐뿔 내세울 것 하나 없는 김시인은 오늘도 정처 없이 길을 걷는다
믿는 거라곤 뚜벅이 두 다리 밖에 없다
것도 언제까지일지 모른다
돈이 많나 인물이 출중한가 별 볼일이 없는 인간이다
되지도 않는 글을 수십 년 써 왔지만 남들처럼 유명한 시 한 줄조차 없다
그래도 무작정 쓴다
자칭 화가라고 한 때는 그림도 열심히 그렸지만
그것도 특별한 성과가 없다
그래도 먹으로 유분으로 열심히 그린다
좋아하는 것이라곤 오로지 여행이다
역마살을 지고 태어나서인지 이곳저곳 쑤시고 다니길 좋아한다
특히 메콩강이나 남지나해를 접한 동남아시아의 자연과 풍습과 원주민들을 좋아한다
그곳 사람들은 순수하고 착해서 좋다
우리 국민처럼 재물에 약하고 욕심 많은 민족은 없을 것이다
오늘도 꼰대 김시인은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 시를 열심히 쓴다
밥때 되면 밥을 짓듯 글을 짓는다
장밋빛 인생이 뭔지도 모르는 그에게 시인이란 이름표는 그저 황송할 따름이다
김 시인은 이렇게 사는 것이 그렇게 싫지는 않다
다만 헐거워진 자아를 줄곳 들여다보고 있는 자신이 다소 힘겨울 뿐이다
그래도 그는 별 볼일 없는 오늘이란 길을 열심히 걸어가고 있다
꼰대 김시인에게 시간이란 쉬어갈 줄 모르는 멍청이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