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예뻐서 가보고 싶었다
초겨울 저녁 싸락눈 내리던 날
차를 몰고 달 항아리 계곡으로 들어갔다
호롱불 밝힌 카페에서 갈릭 파스타와 와인도 한잔하고
원두커피도 마셨다
돌아가려니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이 사라져 버려 하룻밤을 묵었다
봄이 와 눈이 녹을 때까지 갑숙이와 그곳에서 파묻혀 살았다
오랜 세월이 간 다음 다시
그곳을 찾아갔으나 길을 찾지 못했다
꿈이었던가
그날은 휘영청 달이 밝은 밤이었는데
달 없는 날 그 길은 어디에도 없었다
항아리의 입구는 영영 찾을 수가 없었다
달항아리는 달을 닮았는데
손가락이 긴 사람은 발가락도 길까
갑자기 그게 궁금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