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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지 말자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아직도 창밖으론 찌르레기 소리가 요란하다

이렇게 여름의 흔적은 집요한데

말복이 지나자 어느새 풀벌레가 운다


오늘도 삶이 지루하지 않도록 노력한다

아무 할 일이 없어지는 날이 올까 두렵다

한철 살다가는 매미도

하루 살다가는 날파리도 위대한 생일진대

거기에 비하면

사람의 생은 얼마나 화려하고 웅대한가


늘 감사하고

늘 노래하고

늘 뛰어다니고

늘 웃어도

갚지 못할 은혜로움과 축복이다


곧 무대에서 퇴장할 찌르레기가

사력을 다해 마지막 목청을 돋우는 여름의 끄트머리

고추잠자리가 허공을 맴도는 한 나절이다ᆢ<rewrit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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