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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슬프게 하는

카리브

by 시인 화가 김낙필



노을 지는 해변을 보며 서 있는 그대

그대는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다

대서양에 떠있는 빈속 야자알처럼 하염없이 흘러 왔으리니

근거를 알 길이 없다


홀로라는 게 때론 홀가분하지만

외롭고 쓸쓸한 유랑은 고독한 섬과 같으니

오늘 밤도 베갯잇을 적시고 마는 적막한 밤

귀뚜라미는 우는데

맘 갈 곳 없어 어느 카페 쇼윈도 앞에 서 있다


향기는 살을 파도 지울 수 없는 것

해가 지는 방향으로 그녀가 서 있고

해가 뜨는 방향으로 내가 서 있다


등을 보이며

그림 속의 당신은 가뭇없이 웃고 있는데

나는 그저 슬프다ᆢ<rewrite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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