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이 온다
바다 건너 물 건너 내게로 온다
사랑이 얼마나 허망한지
아직도 깨닫지 못했는지
무막하게 온다
봄바람이 얼마나 차가운지 철 모르고 남풍 따라온다
우리의 봄날은 벌써 저 멀리 가버렸는데
무모하게 온다
향일암 해돋이 본다고 삼십 년 만에 여수로 온다
해는 지고 어두운데 불 밝히며
온다
그 사람은 무모하게 오는데
금오산 자락에 진달래가 만신창이다
나는 차마 어디 숨을 곳도 없다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