木 魚

by 시인 화가 김낙필


木 魚


흑산도 홍어 대신

간자미 큰 놈을

겨울 바람벽에 매달았다

달그락달그락 말라비틀어지면서 봄이 온다

황세기(황석어) 몇 마리도 곁들여 묶어 놓으면 그놈들도 제법 木풍경 소리를 낸다

눈 맞고 바람맞고 흔들흔들거리다가 냄비에서 졸여지면

아버님 밥상에서 특급 대접을 받는다

칼로 저미기 힘들어 도끼질로 빠개야 갈라지는 나무토막처럼 간자미 속살은 돌덩이 같다

'남성'시장서 사다가 얽어 매달아놓은 간재미,황새기는

돌아가신 어머님의 특선 메뉴 재료인데

그 맛을 낼 수 있을까

담벼락에서 달그락 거리는 풍경 고기들이 눈비를 맞으며 고행을 한다

다들 바다 건너로 떠나가시고

홀로 남아

바람벽에 木魚 울음소리를 홀연히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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