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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사원 앞에서

by 시인 화가 김낙필



야자수 나무가 있는 이슬람사원 앞에서 포즈를 잡고 사진을 찍었을 때는

매일매일 봄날일 줄 알았다

그러나 봄날은 가고 다시 오지 않았다


그날이 마지막 여행이었고

너는 지금 요양원 뒤뜰에 가을처럼 앉아있다

그리고 그때 찍은 사진을 폰 속에서 바라보고 있다

세월은 가게 마련이고 그 속에서 사람은 늙게 마련이다


이슬람 사원도 영원하지 못하다

야자수도 늙는다

세월 앞에 삭지 않는 것은 없다

그렇게 모두 소멸하는 것이다


스치는 바람만 오로지 영원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더 활짝 웃고 찍을 것을

다정스레 팔짱이라도 낄 걸

너무 성의 없이 찍었나 보다


그가 이슬람 사원 앞에 서 있다

마지막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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