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여자

시인, 아내

by 시인 화가 김낙필



고 시인은 낮에는 자고 밤에는 날을 새우며 시만 쓴다

결혼 후 30년 동안 아내가 벌어 시인을 봉양했다


"당신은 아무 걱정 말고 글만 쓰세요"

"제가 벌어서 먹고살 테니까 집안 걱정은 마시고요"

다행히 애가 안 생겨 두 식구 먹고사는 데는 크게 지장이 없는 듯했다

밤낮이 다르니 아이가 생길 턱도 없다


그런 착한 여자가 이태전에 세상은 떴다

대장암 말기였다

의사 말로는 장이 다 녹아 문드러졌다고 말했다

원인은 술이었다

하루에 소주 두병씩을 매일 먹었다고 한다

고시인은 아내의 술 사랑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고 했다

술 먹으면 주사 없이 조용히 쓸어져 잤다고 했으니


착한 여자는 속도 많이 상했으리라

아무 능력 없는 남편을 평생 먹여 살리는 일이 어디 쉬웠겠는가


요즘 고시인은 매일 아내가 그리워 눈물의 시를 쓴다

그리고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공장 일을 다닌다

일이 힘겹고 고통스러워 온몸에 파스로 도배를 했다


30년 만에 시집을 발간했다

시집 제목은 "착한 여자"다

그 여자가 사무치게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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