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꽃

금계국

by 시인 화가 김낙필



이 꽃은 아무 데나 핀다

철길 옆이나

들길 옆이나

섬 그늘이나

도시 복판에도 핀다


그런데 똑바로 서 있지 못하고

늘 비스듬히 군락으로 핀다

길 쪽으로 혹은 바다 쪽으로

혹은 철길 쪽으로 기울며 핀다

기운다는 것의 철학을 아는 듯싶다


기운다는 것은 외롭다는 뜻이다

꼿꼿하지 못하고

기대고 싶은 운명 철학이다

사람도 창가에 비스듬히 서 외로움을 달래고

햇살도 비스듬히 빗살무늬처럼 기울어 그림자를 길게 기우는 게 특기이기도 하다


금계국은 흔한 꽃이지만

분위기가 있고

예쁜 노랑색의 참신한 꽃이다

흔하다고 업수이여기면 절대 안 된다

길섶에 기우는 꽃무리를 보면

가슴이 환해진다

착하고 아름다운 꽃이다


얼마 전 섬 여행 중에 마주친 노랑꽃이 너무 정겹고 고와서

한참을 꽃과 함께 걸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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