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나이가 지나갔다
의욕만 앞서고 몸은 형편없이 쪼그라들었다
문지방 넘을 힘만 있으면 남자 구실을 한다고 옛 속담은 말한다
그러나 사랑에도 유통기간이 있다
늙으면 그 기회가 사라진다
요즘은 추억 속에 잠겨 산다
화양연화 시절이 떠오른다
장만옥도 늙고 양조위도 늙었다
세월 앞엔 그 누구도 장사가 없으니까
그렇게 한 시절 놀다간다
영화가 끝나고 스크린에 엔딩 크레딧를 보고 있자니 쓸쓸하다
세월이 무상하다
사람의 세월은 그런 거다
한강 다리를 지나며 양화대교 쪽으로 지는 일몰을 본다
아름답고도 처연하다
인생도 저리 노을 같은 거다
철 지난 사랑을 회상하며 강을 건너고 있다
김포 쪽 하류로 석양이 지고 어둠이 내리며 힘겨운 하루가 저물어 간다
사랑할 나이가 지나가면
견고한 미련 속에 빠져 살게 마련이다
더는 늙고 싶지 않다
사랑하며 살고 싶다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세월의 바람소리가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