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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에 걸린 오후
건달의 시그널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y 10.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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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식 사우나에서 땀을 빼고 있는데 한 젊은이가 들어와 반대편에 앉아 날 힐끔힐끔 쳐다본다
그러다가 잠시후 슬쩍 다가와 내게 말을 건넨다
아 깜짝야ᆢ
안경낀 곱상한 얼굴이지만 몸의 절반이 푸른 문신이다
저 정도면 건달임에 틀림없다
"저ᆢ아저씨 제가 서른한살 인데요 불의의 사고로 직업을 잃었습니다"
순간 스치는 예감ᆢ 돈을 뜯자는 심산이구나
그런데 어럽쇼
"돈 걱정없이 살아가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어쭈 의외다ᆢ
도움이 되든 안되든 내 인생 경험을 토대로 열심히 심도있게 상담에 응해줬다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도망치듯 건식 사우나를 나와서 전신 의자에 누웠다
오래 함께 있어서 좋을 일이 없겠다 싶어 일부러 자릴 피한거다
한참을 누웠다 일어났는데 건너편 열탕에서 그 아이가 또 어떤 어르신과 한참 상담중이다
사우나에서 이리저리 탕에 들락거리다 나올동안 이친구는 이어르신 저어르신 번갈아가며 똑같은 상담을 해대며 정보를 수집중이다
참 기이한 놈이로고 도대체 이녀석 정체가 뭐야
조직에서 짤려서 실업자된 조폭인가?
요즘은 조폭도 인원감축 하나ᆢ
평생 살다살다 목욕탕에서 조폭이 진로 상담하는 일은 첨봤네
그것도 이사람 저사람 돌아가면서 똑같은 수법으로
자문을 받네그려
이게 뭔 상황여
조직도 어려워서 짤리는 세상이 됐나
아무튼 살다살다 별일을 다보네ᆢ
사우나를 나와서 해장국집에서
탁주 한사발 들이키며 혼자 웃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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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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