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놈 덕배氏

by 시인 화가 김낙필



도둑놈 덕배氏


불전함을 도둑질하다 붙잡힌 무지랭이 덕배氏는 주지스님의 은덕으로

절간 허드렛일을 십오년 넘게 했다

큰스님이 연로하셔서 거동이 불편하게되자 덕배는 기꺼이

청려장 지팡이가 되어드렸다

스님이 열반에 드시던날 덕배는 울면서 산사를 저홀로 내려왔다

불전함에서 십수년간 틈틈이 훔쳐모은 돈으로 장터에

조그만 돼지국밥집을 차렸다

십년동안 열심히 모은돈으로 뒷간용 정화조 설치사업을 시작했다

돈을 벌자 토목단종건설업을 시작했다

건설붐으로 떼돈을 벌자 덕배씨는 승승장구, 플랜트 해외종합건설업으로

대형 건설사 회장님이 됐다

덕배회장은 옛적 몸담았던 추려한 산사를 못잊어 개보수 확장하여

대사찰로 중건했다

그리고 천운을 가져다준 절이라하여 이름을 '천운사'로 개명했다


큰 스님께서 늘 불전함에 돈을 채워 넣어주셨던 것을

덕배씨는 알리가 없었다

부처님은 아시고 계셨다

덕배회장도 결국 이태전에 간암으로 죽었다

그리고 그 커다란 회사도 최종 부도처리 되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세 망나니 자식들이 재산 싸움으로 도둑질해 절단이 난것이다

도둑놈 아비를 꼭 닮은듯

천운은 거기까지 였다

대신 '천운사'는 여직 건재하다

도둑놈 덕배氏

그 덕배氏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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