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마법에 걸린 오후
제 인 의 가 을
by
시인 화가 김낙필
Nov 14. 2019
아래로
제인의 가을
횡단보도에 굴러가는 가로수 갈잎들이 가을이다
차들이 앞다투며 발진하는 횡단보도에 길게 누운 그림자가 가을이다
썰렁한 날씨가 목덜미를 타고 들어와 가슴까지 점령하고 갈곳 잃은 제인의 발길이 가을이다
별다를것 없이 느리게 굴러가는 오후,
거미줄처럼 헐겁게 걸려있는 삶이 단조롭고 엉성할때 밀려드는 자괴감이 가을이다
흰꽃이 피고, 노랑꽃도 피고, 보랏빛 꽃도 피는 가을이다
불자동차가 지나가고, 119가 지나간 발자국 따라 제인이 살아간다
데인 자국에 바세린을 덧바르고 메마른 입에 갈색 립스틱를 칠하고 벽화처럼
서 있는 횡단보도 건너편 담쟁이 넝쿨에게 전한다
춥다, 인생이 춥다, 밍크 이불이라도 덮어라
제인이 떠난 사거리에서 가을이 함께 죽었다
정동길 아래 덕수궁 돌담길 아래 가을 갤러리에 10호짜리 오일 캔버스에
제인이 웃고 있다
제인의 시간은 사거리에 멈춰서 있고 세상 시간만 흐른다
가을은 느닺없이 갈바람의 등을 밀어내고 구절초 언덕너머로
몸을 급히 숨긴다
먼, 낙옆과 숨소리...
2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시인 화가 김낙필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나의 감옥
저자
필명 "자작나무숲" / 2002년 한맥ᆞ문예사조 등단 / (개인시집)마법에 걸린 오후/나의 감옥 출간 / 2016년 경기문학상 수상 / (현)인물화 &여행드로잉 강사
팔로워
395
제안하기
팔로우
매거진의 이전글
오페라 가수의 탄생
몰 래 한 연 애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