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갑순씨

by 시인 화가 김낙필



행복한 갑순씨

겨울비가 내리고
드립커피 한잔 내려 창가에 앉으면
먼 산이 들어오고
먼 들녘이 들어오고
동구밖 마을이 따라 들어옵니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린다는 대설 입니다
살아온 시간들이 어느덧 꿈결 같습니다
늦은저녁 새들도 둥지를 찾아들고
어둠의 실루엣은 진한 커피향을 닮았습니다
혼자라는 것이 때론 홀가분할 때가 있습니다
길동무가 그리울때도 있지만
혼자도 그럭저럭 좋습니다
쇼핑을 하고 하이웨이를 달리고
늦은 저녁식사로 먹물 파스타를 즐겼습니다
지나간 소낙비 사랑은 이제 믿지 않습니다
다가올 신기루 사랑도 싫습니다
조용히 나이를 먹으며
나만을 사랑하며 살겠습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휴일 창가에 기대어 어스름 저녁을 봅니다
참나무 베치카에 불을 붙여야 겠습니다
내 삶이 참나무 향내처럼 향기롭고 따스하게 익어갈수 있도록
이 저녁 겨울비를 닮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