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함부로 쓰지 않았다 함부로 굴리지도 않았다 그런데 내용 연한이 다 되어서 여기저기 힘이 달린다 걷기도 열심히 하고 자전거도 타고 둘레길도 걷지만 세월을 비켜 가지는 못 한다 옛날 같으면 다 쓴 물건인데 세상이 좋아져서 덤으로 사는 인생이다 생산재가 아닌 소비재가 되어버린 몸뚱이가 슬프다 언제까지 여기저기 돌아다닐 수 있을까 정신은 언제까지 말짱할까 노심초사 나는 내가 늙을 것이라는 걸 상상조차 못 했다 이 지경이 된 지금에야 내가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