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인이 急死했다
엊저녁에 교대역 갈매기살 집에서 밤늦도록 소주 세병을 함께 나눠먹고
다음날 아침 골프 약속이 있어서 새벽에 '여주'를 간다고 했었는데ᆢ
새벽녘에 잔기침 소리가 몇 번 쿨럭쿨럭해서 식구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 새벽에 심장이 멎어 버렸다
비아그라를 쓰라고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카톡으로 야동도 끊임없이 보내주며
힘 있을 때 많이 써먹으라던 열혈 남자 공시인
물론 당뇨, 고지혈, 혈압약은 남들처럼 먹었었다
그가 써놓은 詩만 삼천 여편,
하루라도 글쓰기를 거르면 머리가 굳는다며 열심히 창작시를 생산하던 천상 시인
공시인은 공허하게 갔다
일부는 안됐다고들 하고
한편에서는 병치레로 식구들 속 안 썩이고
한방에 깨끗하게 갔다고 부럽다고들도 했다
글쎄 어느 판단이 옳은지는 나도 모르겠다
동료 시인들은 대표 시
"막차는 떠나고 달빛 배만 떠 있네"를 시비에 새겨 세워주기로 했고
망자의 식구들은 유고 시집 발간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4호선 소래포구를 지나면서 몇 해 전 꽃게찜이 먹고 싶다며 포구 시장에 함께 갔었던 기억을 끄집어냈다
소주 한잔에 얼콰한 얼굴로 깐족대며 웃어대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다
장례식장에는 남자 손님보다 여자 손님들이 월등히 많았다
그만큼 여성팬들을 많이 건사하며
미투 스캔들 한번 안 터진 걸 보면 자기 관리에도 철저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안산역을 지나 총신대역에 내려 남성시장 수박 한 덩어리 사 가야겠다
잠마 끝이라 당도는 떨어졌겠지만 처서가 지났으니 끝물 아닌가, 마지막 수박을 먹어야겠다
공시인은 수박 향기를 특히 좋아했다
그렇서 건강했었는데ᆢ갔다
'대야미'를 지나가면서 오랜 문우 공시인을 소환한다
또 다른 막차는 누가 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