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뜩 생각난 어느 계절
마음껏 웃던 종려나무 밑으로
바닷바람 소소히 불어와
가슴이 부풀고
저 멀리 그대가 해변에 있고
나무 그늘이 서늘한 곳
망고나무에서는 향기가 익고
방금 지나간 스콜이 아스팔트를 적실 때
길 위로 무지개가 예쁘게 뜨던 곳
내가 향하는 곳은 가난한 곳
아이들도 가난하고
물소들도 가난해서
물 위에서 살아가는 곳
넘치면 안 된다고 그물도 작은
바람도 조금씩 불어오는 곳
바보들만 모여 사는 곳
문뜩 생각나는 어느 시절
바람 같은 그대와 손잡고 걷던 곳
낙타 등에 올라 먼 사막으로
걸어가던 곳
그렇게 천년만년 살아질 것 같던 그곳
지금은 마음 아파 갈 수 없는 곳
요양원의 천정은 마치
고비 사막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