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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적

by 시인 화가 김낙필





내가 우주 안에 있다는 것은 기적이다

티끌보다 적은 개체이지만 우주의 구성원이라는 게 신기하고 놀랍다

영원히 살아남은 유전자는 죽어서도 우주를 떠 돌 테고

또다시 환생하는 날은 어느 별에서 무엇으로 올지 궁금하기도 하다


지은 죄가 많아서

소로 태어나도 어쩔 수 없다

돌멩이로 태어나도 어쩔 수 없다

바람이 되어도 괜찮다

강물이 되어도 괜찮다

영원히 떠도는 별똥별이라도 괜찮다

모두가 예쁘고 은혜롭다


오늘은 뜬금없이

내 골방이 아닌 무한한 우주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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