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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Jan 16. 2019

선물 받은 사람들이 실제로 읽는 책 <서양미술사>

새해 뽐뿌로 도전해볼만하다




세계에서 가장 잘 팔리는 미술서, 19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800만 부 이상 팔린 책. 선물하기 좋은 책, 선물 받은 사람들이 실제로 읽는 책, 당신의 삶을 바꿀 책. 이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인문학 서적.      


E.H.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올해만큼은 책에 푹 빠져서 살아보자.      


 나를 포함해 이런 새해 다짐을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다짐은 보통 수년 동안 반복되어온 경우가 많다. 2018년 마지막 주, 2019년에 읽을 책의 목록을 정하는 동안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바로 ‘쉽게 빠져들 수 있는 책’인가? 였다.      


 그런 의미에서 <서양미술사>라는 책은 적당한 무게감이 있는 출발이었다. 1월에 시작하기 좋은 가벼운 도전이란 느낌이었다. 688페이지에 책 가격만 5만원 돈이지만 뭐든지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새해에 한번쯤 질러볼 만 했다. 꽤 묵직한 무게에 400여개의 컬러 도판을 넘기다보면 꽤 합리적인 소비였다고 생각하게 된다.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새해 기분을 한껏 즐기기에도 좋다. 무엇보다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전문 용어 대신 단정하게 풀어서 설명하는 문장들이 ‘어렵고 정보성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조금 물러날 수 있게 해주었다.      


 ‘읽는다’보다는 ‘구경하고 본다’에 가까웠다.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와 같이 맥락과 사상을 입체적으로 설명하기보다 한 시대의 대표적이고 인상적인 순간을 포착해 차분히 묘사한 것 같았다. 때문에 한 챕터 한 챕터 읽고 난 뒤에 어떤 사실이나 개념이 머리에 남기보다는 한 장면에 대한 감상(感想)이 남는다. 빡빡하지 않고 각자 소화할 수 있는 만큼만 소화하라는 투였다.      


  <서양미술사> 1/2을 읽고 함께 나눈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보았다. 새해가 밝았고, 한 번 쯤 읽어보고 싶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


                                                                                                      (북덕북덕 2019년 1월 6일 새해 첫 모임)     


민 : 저희 15장까지 읽어오기로 했었는데요. 어떠셨어요?

박 : 다시 전시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책에 나온 조각들을 보는데, 현대 미술관에서 뒤샹전을 하더라구요. 그래서 가봐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특별히 연관은 없지만, 그림위주로 많이 봤고, 옛날 생각이 나고 그랬어요.                     


[출처: 뉴시스/ 국립현대미술관 마르셸 뒤샹전]


차 : 어떻게 보셨어요?

민 : 저는 요즘 시간이 많아서 며칠 전에 책상 배치를 다시 했거든요. 이 책을 펼쳐놓고 아침에 눈 떠서 몇 장 읽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정독하는 식으로 읽었어요. 글자 자체를 그림 보듯이. 일상에서 볼 수 없는 단어와 묘사와 이야기가 쭉 이어지고, 그에 걸맞는 작품이 있고, 이걸 보는 시간 자체가 되게 즐거웠던거 같아요. 사실 다른 책을 볼때는 음악을 깔아놓고 보는 편인데, 이 책은 이 자체가 하나의 음악같은 느낌이라서..  <코스모스>도 그렇고 약간 두꺼운데 재미있는 몇 안 된 책이라, 읽는 중간 중간에 "언제 다 읽지?"보다는 되게 집중할 수 있었던거 같아요. 그래서 사람이 마음의 여유와 시간의 여유가 있어야 그 자체를 즐길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박 : 저도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이건 정말 귀족들이 하는 거였구나, 삶의 여유가 많은 사람들이 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 : 저는 읽으면서 유럽 여행 갔던 생각을 가장 많이 했던거 같아요. 아무래도 거기서 봤던 작품들이 많이 수록되어있기도 하고 그때 봤던 건축물도 거기에 들어가 있고, 그래서. 이걸 제대로 읽고 여행을 갈껄 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많이 공부하고 갔으면 달리보였겠다. 물론 직관적으로 아 너무 좋다 느끼고 왔지만, 그 건물 안에 그 많은 스토리와 그 예술적 가치가 담겨있는지 몰랐으니까.    

박 : 저는 이 그림이 저희 경희대학교 건물인데. 평화의 전당이라고 비슷하게 지어놨거든요.

민 : 노트르담..

박 : 네, 노트르담. 오리지널에 비할 순 없겠지만 그래도 보면 심혈을 기울여서 지었구나. 그런데 또 오리지널에 비할 순 없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左 유럽 건축양식 右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


박 : 저는 회사 그만둘 때쯤에 처음이자 마지막 휴가를 썼는데. 퇴사를 마지막으로 고민하면서 한달 앞두고 갑자기 휴가를 쓰겠다하고 일주일정도 비엔날레한대요 하고 다녀왔어요.

민 : 와~

박 : 그냥 그렇게 갑자기 하고 싶어서. 읽으면서 그 때 생각이 났어요. 그냥 가서 막 이렇게 섬 같은 곳에 베이스캠프를 돌아다니면서 전시를 보는데. 그게 비행기 표도 급하게 사서 목요일 저녁에 정장입고 회사에 있다가 퇴근하고 바로 이제 짐을 들고 있다가 바로 인천공항 가서 옷을 벗어던지고 택배로 보내고 갔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 곳이 밀란 옆에 있는 베니스였는데 비엔날레는 베니스 안에 성당이 있고. 그렇게 여러 시대를 같이 볼 수 있는 게 또 좋은거 같더라구요.  그리고나서 퇴사를..가끔 이렇게 똘끼를 보일때가 있는거 같아요.

민 : 회사를 얼마나 다니신 거예요?

박 : 많이 않고 3년 정도 다녔어요. 한 팀에서.. 빡세고 그렇긴 했는데 일이 힘든 것도 아니였고, 급여도 괜찮았는데.

민 : 밀라노 때문이네.. 지금 와서 계기를 생각해보면 어떤거 같아요?

박 : 제 안에 뭔가 항상 그런게 있던 거 같아요. 부족함이나. 회사원으로 살기 싫었던 게 가장 컸던 거 같아요. 그래서.. 근데 작년엔 좀 후회가 되었어요. 회사 동기들을 만나고 있는데. 작년에 애들이 다 중견이 된 거에요. 그러니까 한 길을 10년 가까이 한 친구들은 그런 거에서 오는 부러움이 가장 크지 않을까? 저는 항상 바꿔왔던 거 같거든요. 뭐가 맞다기보단. 똘끼였던거 같아요.

민 : 다음 번엔 니체를 읽어야겠다 우리. 모든 것은 내가 하고자 했던 일이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구원이다.  


     

차 :  지금 학교 사람들은 아직도 고민하고 있지만. 너무 할걸 너무 다 해버린거죠. 그러면 우리가 새로 할 수 있는게 뭘까에 대해서 현대미술가들은 그게 고민인 것 같고. 그래서 왜 한때 공포스러운 그로테스크에 붐을 이뤘던게 사람들이 찾다가 그냥 물건하나 두고 이게 미술작품이다 하는 그런식이 되고.  불쾌감을 주기가 한때 유행이었고, 그럼 공포까지 왔으면 모든걸 다 한거 같은데 그럼 어디로 돌아갈건가가 고민인데. 저는 패션이 생각나면서 결국 다시 또 여기 앞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그런생각을 하게 되는거 같아요. 또 제가 수업때 들었던 것 생각이 나는데, 똑같이 그리기에 한참 혈안이 되었을 때 발명된게 사진기. 사진기가 등장하고.

박 : 더 이상 똑같이 그릴 필요가 없어졌죠.

차 : 네, 더 이상 똑같이 그리는게 의미가 없어지고. 사진을 이길 수 없어지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다가 새로운 사조로 바뀌었거든요. 어떤 기술의 도입이 예술의 새로운 사조를 만들 것 같긴한데. 그래서 요즘 나오는게 홀로그램이나 가상현실, 증강현실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요. 근데 잘 모르겟는거에요. 그런 전시나 체험하는걸 가봤는데 아직 잘 모르겠다는 느낌? 그런데 또 새로운 사조가 나올때마다 그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그런 반응이었대요. 증강이나 3D가 이 책의 다음 페이지에 적힐 수 있는것일까 생각하게 되네요.     

민 : 그 <90년생이 온다>라는 책이 있는데, 전 90년생으로서 아날로그를 체험한 마지막 세대거든요. 그런데 이 책이 그 마케팅 서적이라고 해서. 우리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 쓴 책이라고 하더라구요.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의 미디어에 대한 향수도 있으면서 새로운 기술은 이미 현실로 와있고, 그 중간 세대인거 같아서. 사실 저는 그런 거 되게 안좋아하거든요. 아직 조잡하잖아요 vr이나 이런것들이. 그런데 또 넷플릭스에 나오는 잘 빠진 영상들을 보면 새로운 기술들이 그 아직 제대로 된 임자를 못만나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거 같아요.

박 : 돌 정도 되는 애기가 잡지를 보는데 애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림을 터치하더라구요. 그 아이들은 90년대생 보다 훨씬 뒤 다른 년대생이잖아요. 그 아이들이 10대가 되었을때가 또 다를 것 같고 소비세대가 되었을 때 다를 것 같아요. 이게 미술, 예술 하시는 분들이 항상 그 최전선에서 고민하는게 맞긴 하는 거 같아요.


차 : 그래서 제가 최근에 차라리 기술을 배울 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카이스트에 예술이랑 기술이랑 결합한 새로운 예술을 하는 과, 대학원이 있어요. 그게 막 생겼을 땐 예술전공생을 많이 뽑다가. 지금은 카이스트 본 학생이나 포항공대 친구나 서울대공대 출신들로만 채우고 있대요. 예술을 구현하는데 기술이 더 중요시 되고 있는 거죠. 오히려 예술을 해보고 싶은 학생은 들어갈 수 없고. 그걸 기술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학생들 뽑아서 예술자 마인드를 키우는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민 : 이 책을 보면서 느꼈던 게 과거에는 과학과 예술이 크게 구분이 안된건데, 지금은 문과 이과로 나누듯 다른 장르라 생각하고 있잖아요. 르네상스때는 과학적인 사고가 있어야 정확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고. 안료를 만들 때 공학적인 게 그런 게 필요하잖아요. 전인격적인 발전이 필요한건데 우리나라가 되게 약한 거 같아요 그래서 어느 쪽에서도 되게 두각을 내기가 어려운 상황?

차 : 하지만 예술과 기술을 융합하는 그런 시도가 과연 맞는 방향일까? 어떤 결과물을 그들은 낼까? 저는 고등학교 때 이과였다가 한예종에 들어가게 되었거든요. 철저히 계산된 삶을 살던 사람들이 계산하지 말라고 요구를 받았을 때 맞이할 혼란를 저는 대학교 1학년 때 겪었어서 그들도 지금 혼란스럽지 않을까. 그리고 그 혼란을 다 이겼을 사람들이 새롭게 창조하는 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기도 해요. 최근에 예술계에서 그것 말고는 어느 것도 이렇다 할 특별한 게 없고. 계속 복고복고하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아서요.

카이스트 문화예술대학원

  

민 : 근데 또 기술 산업 분야랑 현실적으로 연결해서 생각해보면 엄청난 부를 가져다 주는게 엔터테이먼트 예술 산업이잖아요. 한 채에 80억짜리 아파트 단지에 박효신이 살고 얼마 전에 BTS가 이사를 왔대요. 이런 문화예술 스타들은 단시간에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게 가능하구나 하고 체감했어요. 그런 유명한 사람들은 사실 24시간 전세계적으로 플레이되잖아요. 이게 이 산업이 한 번에 딱 뜰 수 밖에 없구나.

차 : 근데 그것도 최근에야 가능해진 거예요. 과학 기술이랑 예술이랑 저는 같이 생각하게 되는데. 멜론이란 플랫폼 자체가 생각나고 그걸 막을 수 있는 기술이 생겨나면서  부가 쌓이기 시작한거죠. 예를 들어서 옛날에는 특정기기가 아니라도 다운을 받았으면 제가 받아서 다 나눠드릴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 기기에 인증을 해야 하고 인증하는 기술이 생겼고, 기기가 바뀌면 차단하게 되는 기술들이 생기면서 부가 쌓이기 시작한거죠. 그렇게 보면 예술가랑 과학자랑 먼 존재처럼 느껴지긴 한데 서로 끈끈해야하는 관계 같기도 하고. 그게 생겨났기 때문에 예술가들이 직접적으로 돈을 받을 수 있는 플랫폼이 생겨났는데 음악이 가장 잘 발달한거죠.


박: 생각해보면 예술이랑 과학이 같이 가는게 르네상스 때가 마지노선이었던거 같아요. 한사람이 두 가지를 통섭할 수 있는 시기가. 왜냐면 그 이후에 과학도 너무 발전하고 예술의 감각도 너무 다양해서. 차라리 그래서 요즘은 협업이나 아까 말한 카이스트나 울산과학기술대 같은 그런 통섭과목이 유행하고 있잖아요. 한 사람이 두가지 분야에 정통하기보다는 그냥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을 정도로 서로 이해하는 정도만 되면 충분하지 않은가.  사실 카이스트 학생을 교육시켜봐도 한예종이나 감각이 뛰어난 분들을 따라가긴 어렵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잖아요. 둘이 서로 이야기 할 수 잇는 수준 정도만 되도. 그게 목표가 아닐까 싶은데.

차 : 이게 사실 저희학교와 포항공대가 정말 많이 시도를 햇었거든요.

박 : 잘되나요? 연애만하진 않나요?

차 : 연애도 심지어 잘 안되요. 방학마다 계절학기를 신청해서 내려갈 수 있고 그 친구들도 올라와서 볼 수 있는데, 저희가 포항에 내려가도 들을 수 있는게 없었어죠. 이미 그 친구들은 과학고 졸업을 햇거나 이미 대학용 공학을 배우고 있는데 우리가 거기에 갔을 때, 저희는 고등학교 수학을 1학년때부터 포기한 친구들이 많기 때문에 그 친구들에게 갔을 때 전혀 들을 수 있는게 없어서. 가서 듣는게 영어수업 영어회화 정도였거든요.

민 : 안타깝네요.

차 : 포항친구들은 저희학교 와서 좀 받아 가는 게 많긴 한데 또 그 친구들도 이미 3년 4년 과학만 하던 친구들이라 너무 굳어 있는 거죠. 너무 기초예술부터 시작하니까... 교류캠프를 하고 실제로 그런 시도는 많이 하고 있거든요. 과학과 예술을 만들어봐라는 것. 하지만 뭔가 그렇게 단기로 이뤄지는 일은 아닌거 같다라는 느낌이예요.


민 : 저는 그 분야를 잘 몰라서 하는 이야길 수도 있는데 결국 활용하기 편리한 툴이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지 않은가 싶어요.  저번에 우리가 <마스터 알고리즘>이란 책을 읽었을 때 이제는 코딩도 블록화되고 누구나 이용하기 편리하게 많이 발전해서 그 안에 있는 복잡한 수식을 몰라도 하고 싶은 표현만 있다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는 수준까지 왔대요. 하지만 우린 그런 툴부터 받아들이기보다는 기초적인거부터 배운다는 명목아래 다루기 어렵고 살아있지 않은 기술이나 지식을 배우는거 같아요. 활용도에 포커스를 맞춰서 새로운것들을 빨리 했으면 좋겠는데, 우리나라 자체적으로 그런 기술을 만들기 어렵잖아요. 그러면 그런걸 빨리 받아들여서 익혔으면 하는 생각을 했어요.

박 : 기술들은 웬만큼 다 나와잇는거 같더라구요. 근데 그게 예술가든 아이디어가 부족하다기보다는 상업화가안되서 돈이 안되니까 안하는게 큰거 같아요. VR이나 AR이런 신기술 같은 경우에도 누군가 엄청 큰 돈을 들이고 내가 내 자기 만족을 위해 엔지니어를 모아서 '이렇게 해줘' 라고 주문하면 되는데. 근데 그게  거창한 비전이나 사람들의 지지를 받는거면 예를 들어 테슬라 사장이 하는거처럼요.  자기가 자기고 있는 비전을 어쨌든 예술가처럼 현재 가능한 기술을 가지고 엔지니어를 모아서 로켓을 쏘자 하면 갔다왔다 하는거잖아요 그게 돈이 된다 생각하면 실행에 옮기는 건데.

민 : 비즈니스 모델로.

박 : 그런데 대부분의 새로운 기술들은 아직 자기 만족 수준으로만 쓰이고 있으니까. 그래서 융합이 안되는게 아닐까 싶어요.


차 : 그래서 가장 발전한게 vr기술인거 같긴해요.

박 : 나중에 그런게 되지 않을까요? 연극을 극장에 가서 보지 않고, vr이나 ar 로 보는게 되지 않을까요?

차 : 연극을 배운사람들 입장에서는 그럼 연극의 의미가 없어진다라고 생각하는거 같긴해요. 연극의 장르 특성상 그 순간 그 공간에서 이뤄지는 어떤 행위 의미가 잇는거라. 하지만 영국에서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요.

박 : 영국 공연을 한국 국립극장에서 틀어주더라고요. 그 컴버비치가 나오는 것

민 : 아 연극을요? 오페라 이런게 아니라.

박 : 네네 영국은 특이한게 유명한 배우들이 연극에 출연을 해요. 흥행이 되는데, 그게 예를 들면 뮤지컬은 유명한 게 내한을 돌고 하잖아요. 근데 그 연극은 특이했던게 연극 영상을 따서 한국극장에서 틀어주고 영화 보듯이 볼 수 있게 했더라구요.

차 : 근데 그걸 저희입장에서는 그게 연극이냐 영화가 아니냐라고 말하는 삶도 있고 그래도 연극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는데, 저는 영화지라고 생각이 드는 거 같긴 해요.

민 : 근데 그렇게라도 많이 경험한 사람이 비엔나로 날아가서 직접 보러 갈 것 같아요. 왜냐면 저를 비롯해서 세상에 그런 장르가 있다고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으니까요.

박 : 근데 그 외형을 넓히는 게 굉장히 중요한거 같은 게, 사실은 연극을 잘 안보는 살마들도 컴버비치 골수팬은 가서 보거든요. 영국의 배우 스타성을 보고 가기도하고, 외형을 넓히는게 의미가 이어서 좋은 시도였다 생각해요. 그래서 제가 요즘 관심이 있는 건 유투브되게 자주 보게 되는데요.

민 : 저두요.

박 : 백남준이 비디오 아트한지 100년이 되지 않았잖아요. 근데 그런 전위적으로 시작한게 유투브에서 앞서나가는 사람들이 하는거 같더라구요. '여행에 미치다' 보면 되게 예쁜 모델 여자친구를 금손 남친이 촬영을 하고 편집을 진짜 이쁘게 해서 올려서 엄청 히트한 컨텐츠거든요. 그래서 그 무명 모델 여자친구가 뜨고. 미술사 부분도 그 시대에 가장 전위적이고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의 걸작, 이런 게 한번 생기면 50년 정도 지나면 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그 금손 남친은 또 발레리노래요.

민 : 찾아봐야겠다.

박 : 국립발레단 . 나이가 좀 있는거 같고 은퇴시기 였는거 같은데 1년정도 편집을 배웠는데, 제가 찾아봤거든요. “여행에 미치다”라는 채널로 시작을 했는데 자기 유투브 필름 채널을 만들었어요. 사업자등록증도 내고. 둘 데리고 기업체가 각각 붙는거에요. 해외오스트리아 어디에서 관광청에서 조인해서 영상을 만들어달라고도 하고 LG전자에서 영상을 강조한 휴대폰이니까 그걸 활용해서 찍어달라고도 하고. 그런게 점점 더 커질거 같아요. 유투브가 언제 꺼질지 모르겠는데,

민 : 우리세대에는 그대로 갈거 같은데

박 : 그래서 배워야 할 것 같아요.

차 : 저도 영상을 배워하나 고민하는거 같아요. 훨씬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수 있는 것 같아가지고.

민 : 오늘 아침에 애인한테 영상 편집하는걸 배웠는데, 제가 너무 이해력이 떨어져서 어렵더라구요. 직관적으로 감각이 있어야 하는 작업 같기도 해요.

박 : 되게 디테일하게 내 느낌에 맞게 편집하는 게 시간이 되게 오래 걸리는거 같아요. 대충하면 또 퀄이 안 나오는 거 같고. 사람들이 그걸 보고 따라해요., 비슷한 구도로 따라하는 영상이 있는데 그래 감각의 차이가 있구나 하는.

차 : 그 채널에 제가 가본 여행지도 나오는데 아니 이런 곳이엇나 싶을정도로 아름다워요.          

민 : 이 책에서 독창적이라고 하는 게 되게 현대적인 개념이고 원래 했던걸 제대로 만든 걸 똑같이 만드는 훈련을 많이 했다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제가 음악을 생각 했을 때는 악보는 그대론데 우리가 어떻게 표현해내는지에 따라서 평가를 많이 하면서 다른 예술은 완전 다른 아이템을 그려야 할 거 같고 다르게 그려야 할 거 같은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사실 구도가 그대로 라고 해도 디테일 차이로 완전 다른 작품이 될 수 있다. 이 문장 자체가 굉장히 인상적이었어요. 방금 영상 이야기에서도 같은 구도로 따라하고 같은 여행지를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르게 나온 것처럼. 예술뿐만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디테일 감각적인 요소는 진짜 시간을 엄청 투여 해야하고, 그걸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서 많이 평가 받는거다. 글도 마찬가지고. 진짜 같은 내용이지만 너무 다른 게 느껴지잖아요. 그래서 한 분야를 계속 10년 20년하는게 중요한게. 디테일을 보고 느낄 수 있어도 내가 재현해낼 수 있는건 진짜 시간과 재능이 더해진거 밖에 없으니까 뭐든지 설렁설렁 하면 안되겠다.



차 : 저는 학교에서 일하면서 저는 의도치않게 애들이랑 영화를 찍었는데, 총 10편을 찍었거든요

민 : 으와아악

차 : 제가 나가는 곳이 10개반이라서. 대단한 것을 찍은건 아니지만. 애들이랑 똑같이 시켰을 때

박: 10개가 다 다르죠

차: 저는 정말 거의 비슷하게 가르치거든요. 설명은 똑같아요. 영상기법이나 어떻게 촬영할지. 촬영하는 것도 똑같아요. 똑같이 수업을 하는데, 결과물 받았을 때 그 차이가 큰거에요. 그럼 이건 타고나는걸까?

민 : 아이들이니까

차 : 네 아이들이니까. 왜냐면 물론 영화를 보긴하지만. 훈련받은 적이 없는 아이들, 보는것만 해본 아이들인데 이렇게 다르다면, 타고나는건가? 타고나지않은 아이에게 말을 해줘야할까.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좋겠다 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내가 그 친구들 더 잘 훈련시키고. 추후에 이걸 하고싶다면 학원도 다니고 대학도 가면 늘 거야 라고 해줘야하는지. 근데 진짜 차이가 커요.  중요한건 우리나라는 여전히 되게 예술 기초반같은 수업을 하고 있는거같아요. 서울시교육청은 그걸 깨는 시도를 하고 있는거 같긴하지만, 아직도 지방같은 경우는 잘 그리기 똑같이 그리고 아니면 구도 , 정형화된 구도를 입시미술에선 여전히 하고 있는 상황이예요.

                         


차 : 전 읽으면서 듣고 싶었던게 각자 가장 맘에 드는 사조는 어떤 거였는지 궁금했어요.

박 : 이거 수업때 마지막 시험문제같아요. 맘에 드는 사조를 쓰고 이유를 설명하시오.

차 : 다들 진짜 문제 풀 듯이 고민을 하시네요.

박 :  15장안에 있는 것 중에서는 그나마 이런 류의 그림이 중세시대의에 바로크 양식이라고 하나요? 정확히 이 다음인지 모르겠는데 약간 그로테스크 하면서 이런 괜찮더라구요. 뒷 그림에선 예전엔 로코코를 좋아했는데 그냥 너무 화려하고 밝게만 나온거 같아서 요즘은 별로 안 좋아합니다.

민 : 보기 다 편하고 좋은 그림이죠. 마음에 아 이게 예술이지 이런 느낌을 주는. 라오콘 나오고 헬레니즘 맞나요? 여기서 그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현실보다 더, 오늘날 뉴스나 티비의 사실적인 보도보다 휠씬 더 기억에 남을 것이다” 제가 영상 뉴스를 만드는 사람이다 보니까 항상 어떻게 해야 내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가 영상으로 잘 보여질지 생각하는데. 인상적인 장면 하나를 빵 보여줌으로서 전체를 더할나위없이 잘 보여주는 게 인상적이였던거 같아요. 요즘 구구절절하게 많이 이야기하고, 요즘 유튜브도 하고 싶은 이야기 다 할 수 있는걸로 넘어갔잖아요. 물론 이쪽에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것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우리가 규격화된 어떤것에서도 그 주제를 다룰 수 있어야지 의미가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들었어요. 나는 라오콘처럼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하고 있나. 왜냐면 영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까. 이거 넣으면 좋은가요? 막 저도 제 마음을 모르겠고. 이렇게 정제되어있고 그러면서도 굉장히 인상적이하고 하고 싶은말을 하면서 막 주절주절 하는 말이 아니라 딱 한컷으로 보여줄수 있는거? 선별하고 선별해서 나가는 정제되는거니까 그런쪽이 더 의미가 있는 부분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차 : 선별자가 누구냐가 중요한거 아닌가요.     

박 : 그런 뉴미디어팀이 사실 정치권에서는 벌써 시작하지않나 싶어서. 드루킹 사건들이 나타난거 같고. 뉴미디어가 대세가 될거 같긴한데, 어떤 양상으로 흘러갈진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인디감성'이라는 말을 하는 사람이 있더라구요. 인디감성이 있는 편집자면 그걸 넣으려고 하겠지만. 메인주류고 이게 인디야. 라고 하는

민 : 비주류의 부심.

박 : 스스로의 진짜 삶이라고 믿고 이야기 하는 삶도 있을거고. 이런 말을 하면 이런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을거야 계산을 해서 하는 사람도 있을 거고. 그게 물론 민주주의긴 하지만. 자기 표를 모으는 정치 체계이긴 한데, 어릴 때는 민주주의가 제일 좋은 정치체제지라고 생각하다가도 나이먹을수록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차 : 방금 주류와 비주류, 인디 이야기를 하셔서.. 이거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했던 거 같아요. 진짜 이 시대에는 이런 그림만 나왔을까? 라고 질문 한다면 사실 아닐거 거든요.

민 : 이집트는 피라미드에 남아있는 것만 이니까.

차 : 네 그것만 지금 주목해주고 있는 거잖아요. 어디에 꼬마가 모래 위에 그렸을 때라든지. 나중에 뒷 사조에서 나오는 진짜 사실주의 그림이나 또 그 뒤에 발현하는 아름다움 자체에 주목한 그림들이 과거부터 어딘가엔 떠돌고 있었을텐데.

박 : 곰브리치가 그래서 비판받는 면이 있다고 들었던거 같아요. 미술사를 서양 남성 기득권 중심의 말그대로 인디감성, 인디를 배제한 메인스트림중에서도 권력구조에 맞춰 취양에 따라 재 생산한거다. 그래서 안 좋아하는 분들도 계시긴 하더라구요.

민 : 그래서 서문에 그걸 쳤군요.

박 : 방어를 쳤나요?

민 : 내가 가보지못한 동양의 미술이나.. 내 경험치에만 따라서 처음 미술사를 접하는 사람에게 좀 ..

차 : 그렇네요. 그런데 대부분의 대학교에서 전공서적으로 이걸 채택하고

민 : 거기다 외우잖아요 사조에 대해서

차 : 모두가 이 분의 시선을 대부분 배워나가네요.

박 : 그런데 그걸 어릴때는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가 나이가 들면서, 그렇지 않은 사람이 없지않다는 생각이 드는, 누구나 자기만의 벽, 자기 인식의 한계가 있어서

민 : 신이 아닌이상

박 : 네. 그래서 어쨌든 그 사람이 대가로 인정을 받고 사실 이게 누가 보면 미친 짓일수도 있잖아요. 몇 천 년 전의 미술을 책으로 펴내고 한다는게 쉽지않은 일인데 그렇게 노력해서. 그게 편협하든 편향됐는 그걸로서 의미가 있고 나는 메타인지를 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차 : 근데 전 아직도 동양화에서는 아름다움을 못느끼고 있어요. 이게 학습된건지 내 성향이 그런건지.

박 :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같이 중국, 동양 미술사를 쓰면 의미가 있지않을까 생각했어요. <사람아 아 사람아> 책을 되게 어릴 때 인상깊게 읽었는데, 거기에 좋았던게 중국의 고전 이런것들을 끊임없이 인용하더라구요. 부러웠어요. 자기의 오래된 문화를 잘 끄집어내고 등장인물의 대사에도 그런게 나오거든요. 이런 컨셉으로 동양미술을 해설한 책을 내면 좋지않을까.

차 : 동서양의 어떤 예술적인 가치나 문화적 가치가 실질적으로 격차가 난다기보단 정리하는 인물이 누구인가에 따라 평가가 나뉜다는 느낌을 받는거 같아요. 이것을 누가 문서화하고 체계화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은.

민 : 그 사람의 역량이나. 다른사람이 그 사람을 보는 시선.

차 : 네 그게 좀 차이가 있는게 아닌가.          



민 : 마지막으로 한마디씩 하고 정리할까요?

차 : 이런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어요. 예술책들이 예술은 재미있는건데 재미없게 쓰인게 많다고 생각했어서.

민 : 거들먹거리지 않는다는 느낌

차 : 불편한 용어를 사용하지도 않고,

민 : 명칭이 어려울 뿐이지 표현이 어렵지 않네요.

차 : 이런 책을 목표로 삼아서 쓰면 좋겠다.

민 : 봄씨가 쓴 게 나중에 교과서가 될 수도 있어요 아무도 정리하지 않는 내용이니까.

차 : 그런 꿈을 꾸면서 본 책인 거 같아요 . 그래서 더 오래 걸리는거 같아요. 하나 하나 잘 보고 싶은 맘에 읽는 시간이. 제대로 이해하고 있나 다시 보고 그렇게 하고 있어서.

민 : 저희가 지난번에도 종교개혁 당시 역사 책을 읽었잖아요. 그것두 종교에 포인트를 맞추서 이야기하고 이번에는 미술사에 대해서 포인트를 맞춰 이야기하는데, 어떻게 앞으로 가꾸어 나갈 것인가 제가 방향성을 잡기 나름인 거 같아서. 당장 올해 뭘할지 생각을 많이 하는데 앞으로 내가 뭘 하고 살아야할지 되게 고민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이 책을 보면서 내가 결정을 하기 나름이구나 하는 확신을 얻은 거 같고 잘 해야겠다 되게 신중하게 해야겠다. 내 인생도 이런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졌으면 좋겠어요. 숫자로 카운팅되고 갱신되는 인생이 아니라 한 장면장면 의미 잇는 인생을 살아야겠다 생각을 해서 이 책을 새해에 읽게 된건 정말 좋은 거 같아요.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스토리가 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어요.

박 : 그러네요 히스토리(History)가 아니라 스토리(Story)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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