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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지숙 Feb 12. 2019

영상이 텍스트를 대체할까?

에른스트 곰브리치 <서양미술사> 2편

2019.01.20(일)

익선동 까페 



김: 어떤 사조가 그럼 제일 마음에 드셨어요?

민: 전 시간에도 그 얘기했었는데ㅋㅋ

김: 아 진짜요? ㅋㅋ

민: 제가 사조에 대한 지식을 다 외우고 있는 게 아니니까 사조보다는, 그게 나온 맥락이 있잖아요. 앞에 나온 전통들을 다 포함해서. 그러니까 이 시점에 이 작품이 왜 가치가 있는지를, 그냥 작품 봐서는 아 예쁘네, 특이하네 이런 느낌이 아니라. 예를 들어 ‘인상주의’는 그 전에 있었던 전통을 깨트렸고, 그 당시에는 우스꽝스러운 걸로 받아들여졌는데, 나중에는 하나의 화풍으로 인정받았잖아요. 그런 사실들이 더 인상이 남는 것 같아요. 원래는 그릴 수 있는 주제와 소재가 정해져 있었잖아요. 그런데 그걸 깨뜨리는 걸 그 당대 사람으로써는 되게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은데, 그게 신기했어요. 마음에 드는 사조가 있었어요? ㅋㅋ



김: 근데 저도 막 그 딱 무슨 사조 이런 것보다, 저는 오히려 약간 진짜 20세기 전반기? 모더니즘? 약간 이런 게 제일 마음에 들기는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맥락이나 이런 걸 떠나서

민: 그냥 내 취향?

김: 네, 봤을 때 제일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런 거고, 아니면 아예 완전 고대 조각 이런 것들이 취향인 것 같기는 한데, 맥락 측면에서는 지금 우리는 그런 생각 자체가 아예 없잖아요. 뭐, 어떤 걸 그려야 된다, 라거나 예술에 대해서는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되게 당연한데. 사실 그게 깨진 지가 엄청 오래된 건 아니니까, 약간 그 생각을 하긴 했어요, 이제 더 이상 깨질 게 없는 건가? 이 생각을 하기는 했는데.

민: 며칠 전에 서울역 광장에, 커피 관련된 행사를 하는 거에요. 그게 우리나라의 다방 문화에서부터 채만식, 이상, 이런 문인들이 다방에서 글 쓰고 거기 커피 맛이 어땠고 막 이런 거 글로 남긴 거랑, 그 당시 영상이랑, 다 섞어놓고, 분위기도 옛날 다방풍으로 막 약간 융단에 노래 틀어 놓고 이렇게 전시 장소를 만들었어요. 그게 미술작품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여러가지 신문, 잡지 찢어 놓은 거랑, 그걸 배치를 잘 했을 뿐인데, 공간을 네 군데 정도 돌면서 한 방은 커피콩을 다 깔아놨어요. 거기 들어가면 커피콩을 밟으면서 그런 걸 느낄 수 있고, 요즘에는 그런 걸 뭘 편집하는 거, ‘에디팅’이 더 예술에 가까운 것 같아요.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내는 것보다?

김: 뭔가 컨셉? 이런 걸 하고 그걸 구현하고,

민: 네 훨씬 더 대중적으로 뭐,

김: 그 얘기를 들으니까 되게 디자인의 역사도 궁금하긴 하네요.



민: 으음 맞아요. 이 책(서양미술사)이 사실 미술사 전체를 이야기하니까, 건축이랑 조각이랑, 회화랑 다 섞이고, 비중이 안 맞고, 회화만 엄청 얘기하고, 아, 그리고 여기 중간에 종교개혁 얘기 나올 때, 이 전에 읽었던 책 내용이랑 계속 생각이 났어요. 그게 우리는 종교개혁의 역사로만 봤는데, 그게 미술사조에 엄청 큰 영향을 미쳤고, 그런 역사적 사건들이 되게 동시대의 일이니까 맞물려서 가는 게. 르네상스 전성기에 대해 얘기하는 문장이었는데, “이들에게는 불가능한 것이 없었으므로, 분명히 불가능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걸 해낼 때가 있었다” 근데 겁나 멋있어. ㅋㅋㅋ “다빈치는 그는 생전에 이해 받기 보다는 찬탄과 존경을 더 많이 받았다.” 지난번에 그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이렇게 통사를 쓰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디팅의 결과다.

김: 하긴 그렇네요. 통사가 진짜 어려운 것 같은데.

민: 근데 또 아무나 안 하니까, 또 뭐든지 할 수 있는 것 같기도 해요.

김: 아무나 안 하는 게 어쩌면 할 수 없어서 왜냐면, 왠만한 보통의 교수들이나 학자들인 오히려 통사를 쓰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왜냐하면 자기들의 각론, 자기 분야의 각론에는 되게 빠삭하게 잘 알지만, 전체를 이해하는 건 약간 다른 능력이잖아요. 전체를 하나의 관점으로 하나의 흐름으로 이야기를 하는 건. 그리고 그런 건 약간 다른 능력이니까.

민: 편집하고, 객관적으로… 곰브리치는 어떤 사람이지? 교수였대요. 빈에서 태어나 런던 대학에 연구소 소장과 대학교수를 역임하였으며,

김: 그래서 뭔가, 교수들 중에 이런 진짜 약간 교과서로 쓰이는, 곰브리치처럼 교과서로 쓰이는,

민: 있죠.

김: 그런 통사를 쓰는 사람들이 진짜 대단한 것 같아요.

민: 막 교재로 쓰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막 경제학과나, 이 개별 사조를, 그러니까 뭐 하나하나 되게 깊게 설명했다기보다는 전체적인 역사 흐름과 중요도에 대해서, 판단했다는 게, 그리고 그게 딱딱하게 설명만 붙어있으면 오히려 쉬울 것 같은데, 그게 이 시기에 왜 중요했는지를 설명했는게 되게 와 닿아서. 그러려면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역사 예를 들면 프랑스 혁명 같은 역사도 잘 알아야 하는 거잖아요. 그게 여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가 되니까.

김: 그게 영향을 미치는 게 되게 신기한 것 같기는 하요. 무슨 말이야? 아무튼 ㅋㅋ



민: 지금 사회에서는 페미니즘이 엄청 중요시되니까, 제 지인이 MOA에서 전시를 하는데, 그, 여성의 일에 대해서 얼마 전에 전시를 열었대요. 되게, 구한말부터 여성들이 어떻게 일했는지 모아둔 거라고 하는데, 근데 거기에 제 친구가 내려고 했던 아이템이 있는데, 그게 너무 뭐라고 해야 하나 마이너 하다고 소장이 넣지 말라고 했대요. 그러니까 뭔가, 자기는 이 내용을 다루는게 전체 컨셉에 맞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너무 소수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니까 소장이 뺐는데, 무엇이 이야기할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는 거는 사실 지금 우리 세대가 더 잘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동시대의 젊은이들이, 그런데 뭔가 그런 권력이 있는 기성 세대의 사람들이, 판단을 내리는 거니까요 결국에는. 

김: 그거 있잖아요, 그, 인상주의 화가들도, 입선만 되고, 그때 엄청, 그 당시 엄청 권위있던 말하자면 공모전 같은 게 있었는데, 거기에 입선이 하나도 안되고 이래가지고 열 받아서 우리끼리 한다 이러고 전시했는데, 거기에 와서, 막 그 당시에 권위있는, 비평가들 이런 사람들이 와서 엄청 혹평하면서 여긴 인상밖에 없다면서 그렇게 혹평을 했는데, 결국 나중에 살아남은 건 그것 밖에 없고,

민: 망했어ㅋㅋ 비평가들만 망했어 ㅋㅋ

김: 비평가들만 망하고, 그 당시 권위있던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들은 하나도 기억 못하고,

민: 진짜, 한 10년, 20년 뒤에 오늘을 어떻게 평가할지가 되게 궁금해요. 그때까지 살 텐데 우리가. 

김: 뭔가 그때 그걸 그렇게 평가하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도 잘 모르겠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나이든 사람들 입장에서 말도 안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잖아요, 그걸 우리가, 되게 열심히 생각해보면, 그 페미니즘이, 그러니까, 한 10년 20년 뒤에 젊은 애들이 보면서 페미니즘 진짜 말도 안된다고, 쓰레기 이론이라고 하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 물론 그게 실제론 말이 안되지만, 우리한테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것처럼 보이는 주장을 하면 받아들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는데,

민: 우리보다 어린 세대가 (그러면)… 

근데 보면, 나이든 분들 중에서도 받아들이는 분이 있고, 적어도 화는 안내는 사람이 있고, 아 뭐 받아들이지 못할 수도 있고, 우리 세대에서도 우리끼리도 다 다른데.



민: 그리고 저는 여기서, 미술가라는 업, 미술가라는 직업의 지위가 바뀌는 것도 좀 흥미로웠어요. 독립적인 뭔가, 지금 생각하면 미술가야말로 가장 독립적인 주체적인 활동을 하는 사람인데, 과거에는 뭔가 더 직업인에 가까웠을 때도 있고, 장인, 뭔가 대장장이 같은 느낌일 때도 있고, 그리고 중간에 이제, 얘네가 원래 궁정이나 후원자들한테 위탁을 받아서 맞춤형 작품을 찍다가, 이제 화상한테 도매상한테 넘기거나, 아님 대중들을 상대해야 했을 때 오히려 더 힘들어하는 것도 있고.

김: 동양에서는 어땠지? 그러게요 그게 되게 다르긴 했던 것 같아요. 동양에서는 보통 기득권층이 자기들 스스로 그림을 그리지 않았나요? 약간, 지식인층이 글이랑 그림을 같이 하는 경우도 되게 많은데 서양은 되게 자기들은 막 귀족이나 궁정이 직접 그림을 그리고 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아요.

민: 궁정화가나 예술인을 들이지, 후원을 하는 개념으로, 그러네요. 우리는 왜 그렇게 시서예를 중시했을까? 뭐 그런 걸 하시는 게 있으세요? 뭐 내가 취미나 업이나, 약간, 약간 예술적인 뭔가를 발휘할 수 있는 걸 평소에.

김: PPT를 그립니닼ㅋㅋㅋㅋ

민: 엄청나욬ㅋㅋ

김: PPT를 그립니다. 근데 약간 예술 활동이 아니라 약간 기술 활동에 가까운, 기술활동이지만 아무튼, 갑자기 생각나서, 그, 그냥 한말이고, 음…

민: 근데 지금 우리 시대에는 어린 사람들이 한창 젊은 시절에. 정말 머리 제일 잘 돌아갈 때 PPT를 진짜 만든다고 오랜 시간을 보내잖아요. 진짜 PPT랑 엑셀이랑. 이걸 모아서 전시를 해도 엄청난 작품이 될 것 같아요. 기획안 이런거, 진짜 날고 기는 사람들을 보면 와 씨 재능낭비 아닌가ㅋㅋ

김: 맞아, 진짜, 약간 기획안의 역사 이런 거 하면 재밌겠다.

민: 적어놔야겠다. 내가 해야지 ~~♪



김: 글을 쓰는 거는 다들 되게 많이 하고 싶어하고, 하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아요.

민: 다른 활동에 비해, 확실히 달른 것 같아요. 내 컨트롤 아래에 내가 선정한 소재로 내가 완성하는 활동은 시간이 오래 걸려도 스스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사실 옛날에도 진짜 대중적으로도 많이 썼을텐데 그게 데이터베이스화되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지금 우리가 볼 수 없는 것 같아요. 우리 아빠 일기 진짜 몇십년을 쓰셨거든요. 

김: 그게 약간, 옛날에는 서로 교류가 안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지금은 글이 약간 모두의 것이잖아요. 모두가 모두의 글을 읽고 읽히고 막 이렇게 블로그든, SNS든, 그런걸 통해서 뭐 그냥 일상적인 글들이 서로 이렇게 교류가 되는데, 옛날에는, 그런게 없었었을 거잖아요. 뭔가 발행이 되고 출판이 된 것만이 약간 읽을 가치가 있다? 이런 식이었을 테니까, 뭔가 권위가 부여가 됐을 테니까.



민: 요즘은 글로 뭐든지 할 수 있고. 요즘엔 그게 좀 더 영상으로 넘어가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아까 다음 세대 이야기를 하셨는데, 그 친구들 중에 우리도 정말 책을, 글을 안 읽지만 다음 세대는 더 그럴 것 같거든요. 그런데 지금 우리 생각으로는 역사나 과거에 대한 이야기는 영상으로 할 수가 없잖아요. 사상적인 부분은 또. 그러면 또 어떤 방법으로 교류를 하게 될지. 이 영상 봐, 하고 서로 이야기를 하게 될지.

김: 저는 사실 지금도 영상을 잘 안봐가지고, 진짜 막 진짜 원래 영상, 뭐, 공연 영상, 직캠 영상 이런 거 아니면 영상을 잘 안봐서 유튜브 이런 건 잘 안봐서 근데 글만큼 뭔가 정보를 많이 담을 수 없지 않나요 영상은?

민: 근데, 선별한다는게, 편집을 하면 영상이 확실히 더 그 목적에 적합한 정보만 선별을 해서 더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요. 인상에도 오래 남고. 전 사실 이 책 두번째 읽는건데도 사조나 그런 지식들이 볼 때는 되게 많은 양의 지식을 접하는데, 그게 나에게 얼마나 흡수되고 남느냐는 다른 문제인 것 같아요. 

김: 그건 그렇긴 해요. 뭔가, 강의 측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기는 한데, 약간, 지식? 기록? 정보 저장 측면에서는 글이 좀 더 우월? 우월?! (은 아니고) 좀 더 나은 것 같기도 해요. 그리고, 그렇지 않나? 모르겠다. 그림은 어떻지? 그림은 딱히? 그림은 별로 대중적이 되지는 않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잘 몰라서.

민: 어제 집들이를 갔는데, 영화감독이 남편인데, 그 남편이 이제 우리 집을 이제 이런 식으로 꾸미겠다 하고 컨펌을 받으려고 아이패드 프로에다가 어떤 프로그램을 다운받아서 2D 지도를 만들었어요. 그걸 3D 전환을 하니까 그걸 돌려보면서 이게 어떻게 될지를 확실히 보여줄 수 있는 거에요. 다음세대는 뭔가 이런 식으로 소통을 하게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이게 빼도박도 못해요. 그대로 재연을 해 놔서, 지금 앉아있는 그대로를 재현한 모습이었요. 근데 또 그 감독분은 책을 굉장히 많이 읽으시거든요. 오히려 더 그럴 것 같아요. 영상에 능한 사람이 일단 텍스트를 많이 봤던 사람인 경우가 많을 것 같아요.

김: 데이터 베이스를 축적하는 측면에서, 영상으로 그걸 축적하는 것보다 텍스트로 그걸 축적을 하는게 훨씬 효과적이어서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을까요? 아닌가? 내 안의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한다는 측면에서, 영상을 보면서 그걸 축적하는 것보다, 텍스트를 보면서, 책을 읽으면서 그걸 축적하는게 훨씬 효과적이지 않나? 보통 아직까지는, 뭔가 영상을 선호하는 사람과 텍스트를 선호하는 사람 중에 보통 텍스트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더 심층적인 정보나 이런 거를 더 선호하고 더 자주 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기도 해요. 그래서 결과적으로 편향된 집단이 될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무슨 말이지 이게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네요.



민: 텍스트가 정보를 저장하게 더 용이하다는 말을 들으니까 생각이 나는게, 여기에 이 그림이(293p) 무슨, 어떤 사건을 보여주는건데, 이게 의회에서 어떤 역사적인 사건이 처리되는 장면이에요. 그런데 이걸 고증하기 위해서 화가가 진짜 많은 자료를 봤고, 실제 이 장소를 가보기도 하고, 이 사람들 개개인의 초상화를 직접 보면서, 근데 이게 우리는 사실을 모르니까 그냥 보지만, 이게 다 사실적인 정보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잖아요. 사실 이 한 장의 그림이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많은 텍스트를 집결해놓은, 그런 느낌이어서, 나중에는 영상도 우리는 지금 그걸 약간 내가 4D로 가서 보고 이게 현실이 아니니까, 모르는데, 뭐, 3D로 재현을 해서 뭐 이 안에 정보를 입력을 해놓고, 실제로 만져보고 이렇게 할 수 있는 기술이 발전을 하고 나면, 그 틀도 많이 바뀔 것 같아요. 그런데 영상의 경우에는 텍스트보다 해석의 여지가 더 적은 것 같아요. 어제 그 지도를 3D로 만든 걸 보고서도 약간 이거 보고서 컨펌했으니까 빼박이지, 약간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이, 생생하게 재현해주는 건 정말 좋은데, 텍스트는 정말 읽는 사람에 따라 많은 차이가 있을 수 있는데, 영상은 좀 더 그런 게 좀 차단되지 않을까

김: 그런 측면도 잇는 것 같아요. 뭔가, 제가 지금 하는, 지금 회사에서 영상을 만들어야 하거든요, 졸지에 약간 유튜버가 되게 생겼는데,

민: 다들 요즘 그거 난리에요.

김: 대표님이 완전 거기에 꽂혔어요. 완전. 영상으로 만들어야 된다면서, 저희 회사에 이미 그게 있거든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그게 쪼금 잘 돼요. 그게 한 구독자 2만 8천명? 그렇게 되는데, 그게 조금 잘되니까, 거기에 꽂힌 거에요. 암튼 영상을 만들라고 해서, 그냥 샘플로 영상 이런 걸 대충 만들어봤거든요. 그냥. 근데, 원래 글로 된 컨텐츠였는데, 그걸 영상으로 만드니까, 글로 된 컨텐츠는, 그러니까, 되게 다양한 정보들을 담을 수 있는데, 이건 딱 하나의, 그, 스토리만 담을 수가 있다고 해야 하나, 그런 측면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책도 이것처럼 목차가 있으면 이것처럼 이렇게 목차별로 여러가지를 담을 수 있는데 영상으로 그걸 하려니까, 근데 영상에서는 이 이야기도 하고 저 이야기도 하고 뭐, ABC를 다 설명하고 그렇게 할 수 없으니까, 그냥 하나의 드라마처럼 하나의 스토리가 있는 그런 느낌? 근데 이건 제가 그냥 못 만들어서 그런 걸 수도 있고.

민: 그러니까 그런 방법을 처음부터, 어릴 때부터 익힌애들은 좀 더 약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하지 않을까

김: 그럴 수도 있고, 그 때 되면 막



민: 아 무슨, 제가 로고가 필요했어요. 채널을 만드는데, 근데 제가 디자인이 필요했어요. 근데 어떤 사이트에 들어가니까 이름이랑 영문명을 치면, 거의 400개에 가까운 로고를 만들어주는 거에요. 아이콘이나 이런 걸 조합해서 근데 다 괜찮아요. 근데 사실 그건 프로그램을 한 번 돌려서 싹 만든 건데 이제 데이터베이스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고, 말씀하신 영상 그런 것도 이런 텍스트는 이런 식으로 영상 구현할 수 있다 이런 게 계속 쌓일 거 아니에요. 몇 년 사이에, 10년이면 어마어마하게 쌓일 거고, 지금 진짜 너도나도 영상을 만들고 있는데, 만약 그런 툴이 만들어지고 난 다음에는, 누구나 아 요정도에는 이런 영상, 이런 텍스트, 그래서 그걸 자동으로 이어 붙이거나 편집해서 뭐, 그렇게 될 수도 있고. 영화를 찍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그게 보편화되면. 그걸 상업화하려는 비즈니스모델로 삼으려는 사람들도 굉장히 많고.

김: 저희가 그냥, 뭐, PPT 하듯이, 워드 하듯이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되고, 템플릿 있고 이런 것처럼 막 뭔가 뭐 문법이 있는 것처럼 진짜 그런 것도 문법이 생기고 그렇게 되면 그게 쌓이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민: 한 컷 한 컷 만드는 게, 전에 우리 <마스터 알고리즘> 읽을 때도 기술적인 언어를 정확히 몰라도, 툴이 워낙 잘 나와서, 일반인들이 조합을 잘 하면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그런. 이 뒷장에는 뭔가 다른 장르의 어 연표도 있네요. 그러니까 지금, 이런 게 이집트 벽화, 이런 게 요즘엔 아무도 그런 걸 안하잖아요. 누군가는 하겠지만. 그런 식으로 텍스트도 뭔가.

아 그때 그 이야기도 나왔어요. 이게 뭔가 History가 아니라, 그냥 Story라고,

김: 아 그렇네요. History라고 하면 재미가 없어서…? ㅋㅋ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아서 ㅋㅋ



민: 그래서 어제 그 만난 분이 한 분은 광고 쪽이고 한 분은 영화 쪽 일을 하는 분이었는데, 요즘에 그 제작환경이 바뀐 거에 대해 이야기를 해줬어요. 작년에 한국영화가 다 망했대요. 100억 이상 투자한 영화들이 다 망해서 올해는 되게 투자를 되게 안하는 편이고, 근데 왜 이렇게 망해가느냐, 한국영화 왜 이렇게 오랫동안 재미가 없냐라는 이야기를 했는데, 현장에 가면 이게 몇 년 전에 영화 찍는 스텝의 임금을 시급으로 주는 걸로 바뀌었는데, 이게 문재인 정부에 오면서 만원 단위로 뛰니까, 이거 자체가 인건비가 엄청 많아진 거에요. 하루에 8 시간 이상 근무를 못하게 하고, 그러면서 이게 총 투자비 자체가 점프를 했고, 이 상황에서 옛날에는 그냥 되는대로 찍었대요. 그러니까 좋은 장면이 나올 때까지 며칠씩 해서, 어느정도 몇 개를 건졌는데, 지금은 그게 안되는 상황인거에요. 그러니까 과도기인게, 그러려면 시나리오 단계에서부터 선별을 엄청 잘해야 하고, 현장에서 건질 컷에 대해 엄청 고민을 많이 해서 딱 찍고 빠져야 되는 상황인데, 지금 여기 사람, 프리 프로덕션에서는 예전 옛날 일하던 관성대로 일을 하고, 현장에서는 아 여덟 시간 됐으니까 가야돼, 이러니까, 마음대로 하지도 못하고, 그래서 계속 엉망인 작품들이 나오는 상황인 거래요. 근데 그러면 진짜, 이게 바뀌려면, 현장이 할리웃, 할리웃은 원래 그렇게 되어 있어서, 그 스케쥴대로 딱딱 가는데 이게 맞는 방향인거고, 근데 아직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앞에가 바뀌어야 하는데, 그럼 정말 편집이나 시나리오 쓰는거부터 엄청 신중하게 해야 하고, 지금 몇 년은 힘들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그러니까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되게 잘해야 한다, 양질의 선별된, 관성대로 시간 맞춰서 하는게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잘해야지 하더라구요. 너무 오랫동안 정신 못차리고 양으로 밀고 왔었는데.

김: 사람 갈아 넣어서 돈 벌고,

민: 정신 차려야 되는 시기가 온 것 같아요. 아직 근데 중국은 시급개념이 없대요. 그래서 걔네는 막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주구장창 있는 우리나라보다 더 훨씬, 근데 (우리는) 그런 식으로(할리웃식으로) 변해가는 것 같아요. 점정 정말 시간이 귀해지는.

김: 시간이 점점 귀해지는데 왜 나는 ,,, ㅜㅜ


김: 지금은 약간, 그러게요, 뭔가 새로운 걸 만들 수 있나? 잘 모르겠다.

민: 새로운 건 되게 무궁무진할 거 같거든요. 어떻게 생각하면. 근데 이렇게까지 기교를 평생을 막 단련해서 만들어낸 그런 작품? 그러니까 과거에 있었다고 해서 지금 다시 있는 게 의미가 없는게 아닌데, 요즘은 그런 단타로, 빨리 뭔가 성공하고, 그게 다 돈으로 계산이 되니까, 한 사람 평생 후원하고 이런 개념이 아니니까, 더 그런, 너무 옛날 마인드일 수도 있는데, 뭔가 아쉬운 그런 게 있는 것 같아요. 장인으로써 뭔가 그런. 그런 사람들은 역사에 한 두 명 있었으니까 뭐 또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지금도 있을지도 모르죠. 여기 앞에 나왔던 게, 저번에 책 읽을 때 인상적이었던 게, 음악은 똑 같은 악보로,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다른 곡이라고 평가를 하는데, 왜 그림은 같은 소재 같은 구도를 그리면, 같은 그림이라고 우리가 폄하하는지에 대해서, 저 스스로도 느꼈고, 근데 여기서는 충분히 디테일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막 계속 성경 이야기만 해도 엄청나게 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이 나왔잖아요. 그래서 굳이 뭐 소재나 그런 거에 창의성에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파격적인 무언가, 오히려 더 기교를 더 자기 화풍을 더 자기 스타일대로 해석해서 풀어내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냐라는 생각을.

김: 그걸 보는 사람들이 그 디테일을 감상할 수 있느냐의 차이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어… 뭐, 클래식은 잘 모르겠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노래는 사람들이 다들 너무 좋아하니까 같은 노래랑, 같은 악보에 같은 노래라고 해도, 어떤 가수가 부르냐에 따라서 그 차이를 사람들이 다들 되게 미세하게 잘 알고, 자기 취향도 다 있고, 그런 것들을 막 말하자면 높은 수준의 청자들이잖아요. 그런데 또 클래식으로 가면, 많이 듣지도 않고, 그 차이도 잘 모르니까, 저는 뭐, 클래식 같은 거 들으면 이 시향과 이 오케스트라의 차이를 잘 모르겠고, 막 이렇잖아요 대부분. 그걸 다 들어볼 여유도 없고, 그 차이도 잘 모르고, 그림 같은 경우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민: 예전처럼 궁정화가가 막 양산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니까.

김: 그리고 사람들이 그거를 미세한 차이를, 비슷한 구도에서 그 차이를 감상할 수 있냐 없냐의 차이도 있을 것 같아요.

민: 그렇네요. 여기서도 그런 대중적인 니즈가 있는 것이 되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중간중간에 하잖아요. 만들어내는 사람뿐만이 아니라, 사회가 일단 좋아하고, 뭐 그런 … 그림 전시, 근데 전시에 MICE에 여러 분야가 있는데, 그림 전시가 진짜 돈을 많이 번대요. 그러니까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지지 않은 만큼, 그걸 소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엄청나게, 기꺼이 돈을 쓰는?

김: 그림은 비싸게 팔리고 이러니까 뭐 ..ㅋㅋ

민: 그래서 옛날에 시크릿가든에서 현빈이 소개팅할 때 미술관에서 만나고, 이러잖아요. 그리고 여기서 이성에 대해 말이 나온게, 그 전에는 그냥 한 양식이, 어떤 일이 행해지는 방식 그대로였고, 사람들도 그냥 원래 그렇게 해왔으니까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이성의 시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그 양식에 대해서, 의식을 하기 시작했다, 이 스타일이 왜 나왔지? 이 양식이 왜 나왔지? 에 대해서. 그것만으로도 되게 많은 것이 바뀌었다라는게. 그리고 아까 여기 정연씨가 말씀한 내용에 대해서 나오는데, “미술이 번창하기 위해서는 아카데미에서 미술을 가르치는 것보다 그 시대에 미술가들의 그림과 조각을 기꺼이 사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야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 전시회 언제 최근에 가셨어요?

김: 언제 최근에 가셨어요? 전 생각이 안나는데ㅋㅋ

민: 왜 자꾸 나한테 질문을 되물어요ㅋㅋ

김: 아 근데, 아, 그러니까, 전시회는 명목상으로 제일 최근에 간 건, 작년 10월쯤이었거든요, 그게 원래 저희 회사에서 하루 서울 즐기기 뭐 이런 행사를 하는데, 돈을 5만원을 지원해주는데, 밥+문화 행사거든요, 문화행사를 무조건 하나는 가야 해요, 영화 어때요? 영화를 근데 이제 아침에 다같이 보고, 나가서 전시를 하나는 봐야 되는 거에요. 그 때 그냥 거기 광화문에 막 일민 미술관에 잠깐 들어갔었는데, 제대로 보지는 않아서, 그거 말고 뭔가 제대로 된 전시를 간 건, 진짜, 한 3년전인 것 같은데,

민: 맞아, MOA 있을 때 그나마 자주 갔지,

김: 저 MOA도 거의 잘 안 가긴 했거든요. 제가 아까 그걸 이야기를 한 게, 저는 진짜 차이를 잘 모르겠으니까, 좀, 그런 거에 대해 둔감하고, 그런 차이들에 대해 둔감하고, 약간 시각적인 것에 둔감하니까, 보고 있으면 차이를 잘 모르겠고 이런 게 있기는 하거든요. 뭔가, 만약에 진짜 많이 보고, 많이 접해보고 이야기를 했으면 좀 더 볼 줄 알 것 같은데, 뭐 학창시절에 그런 걸 학교에서 많이 하지도 않고, 커서도 그럴 기회나 시간이 많지 않으니까 더 안 가게 되고 그런 것 같아요.

민: 영화나 드라마를, 영화사 책을 읽으면 재미있겠다… 건축은 생각보다 별 감흥이 없었던 것 같아요. 가봐야 알 것 같아요.

이 두꺼운 책을 다 읽으신 소감이 어떠세요?

김: 힘..힘들었어요ㅋㅋㅋ 다음에는 약간 완급조절, 이렇게 한 번 하면, 한번은 가벼운 걸로, 

민: 요즘 그나마 평화로운 시즌이어서 이걸 집중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평소라면 어려웠을 것 같아요.

김: 그쵸, 이런건 진짜 시간 내서, 거의 약간 전공 서적인데 ㅋㅋ

민: 전공서적ㅋㅋ 이걸 (전공서적처럼) 외우면서 하면 진짜 힘들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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