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처음처럼 서툰 인생

by 수말스런 여자

처음처럼 서툰 인생



그땐 어려서

몰라서만 힘든 줄 알았다


어른이 되면

모든 게 알게 될 줄 알았다니


여전히 세월이 흐르다 보면

마음은 잔잔한 강물일 줄 알았다니


손 시리고 발 시린 것보다

뼈까지 시리고 아릴 가슴은 늘 있는 것을



가며 던지는 돌멩이에

말없는 마을 어귀 장승처럼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와 해일에

대책 없는 해변처럼


긴 세월 입 다물다 실핏줄 마냥

속 터진 토기 그릇처럼


윗자리 이마가 제 자리라며

고집스레 파고드는 주름살처럼


볼품없이 구겨져 절로 시선이 머문

무릎 뒤 바짓가랑이처럼


주름진 날들도, 넘어진 날들도 이젠

사랑할 수 있겠다


모르면 모른 채로

살아갈 수 있겠다


또다시 처음처럼

서툰 날들일지라도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