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생각하며, 노르웨이 베르겐)
살아가면서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한 번쯤 살아 볼만 하다고
알게 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쏟아지는 봄비에
흠뻑 젖은 옷이 안타까워
우산 선 뜻 건네주고,
검푸른 바다 걱정되어
서해 바다에 손이 다 모여
푸른 바다로 되돌렸을 때 그랬다.
길가 세운 차에
밤새 내린 눈 쌓여
눈길에서 허덕일 때
서슴없이 건넨 빗자루가 그렇고
끝없이 이어진 산길에서
생면부지 이방인을
반가이 맞아줌이 그랬다.
힘겨운 횡단보도에서
누군가 기다려주는 사이
아름다운 세상은 빛이 발하고
소리 없이 이웃 도우며
모른 듯이 살아감이
너무도 많음이 그랬다.
살아가면서 그래도 살만하다고
살만한 가치가 있다고
늦게라도 알았음이
어리석음에 천만다행이라
흐르는 세월에 반하지 않고
삶에 순응하는 오늘 오늘이
다시 만난 세월 속에 고마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