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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설픈일상 Feb 07. 2024

하루가 비록 괜찮지 않았지만

나의 기분에 이유가 있는 날

누구나 하루가 괜찮지 않은 날들이 있다.
오늘 하루가 나에게는 그런 날이었다.

그동안의 모습 때문인지 바꿔보려 하지만 내 의견들이 무시당하는 것 같은 날.

고작 적당한 노력만으로 좋은 결과를 바라며, 나는 왜 안되지라고 괴로워하는 날.

직업특성상 어쩔 수 없이 가족과 떨어져 지내야 하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날.

내가 똑바로 하고 있는 걸까? 하며 앞으로를 포기할 수도 계속할 수도 없는 여러 생각과 감정들이 소용돌이 물결처럼 휘몰아치는 날.

내가 그동안의 나를 잊었다는 생각이 드는 날.

받아들여야 하는 걸 알면서 받아들이면 행복하지 못할 것 같은 날.


나에게 하루는이렇게 괜찮지 않은 날이었고 나의 기분은 이렇듯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어리숙하게도 이런 기분을 티 내고 말았다.


생각해 보면 살면서 인생에서 하루가 괜찮은 날들이 얼마나 있을까?? 하루 한번 아주 잠시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는 그런 날은 없을 수도 있다.

만약 그런 날이 있다고 느끼고 있다면 그건 분명 금방 풀려 잊혀졌거나 사소하더라도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들로 덮여버림에 틀림없다.


또한 누구나 기분 좋지 않은 일들과 문제들, 결과를 맞닥뜨릴 수 있지만 이런 일들이 왜?, 하필? 이라며 의미를 찾기 시작하기 때문에 우리는 더 괴롭고 골치 아파지는 것일 뿐이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누구든지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런데도 그것이 바로 나에게 일어났기 때문에 특별하게 된다. 나는 평소에도 이런 특별함을 일반화시키고자 노력하곤 해왔는데 오늘 하루는 실패하고 말았다.


하지만 오늘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을 일반화시킬 수 있는 노력이 부족했던 덕에 나는 오늘 하루 뜻밖의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어른이 되면 좀 더 성숙해져야 한다고 하지만 이렇게 내 괴로운 하루를 표현함으로써 나에게 진심인 이들의 걱정과 위로속에 행복을 느끼며 금방 잊어버리고 털어내 버릴 수 있었다.


물론 나는 늘 사람을 좋아해 왔고 이들의 진심과 사랑으로부터 행복을 얻는 사람이기에 이런일이 가능할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 이 순간 오늘 하루의 괴로움을 잊고 가슴벅차게 해주는 동료들을 만나게 된 것에 매우 감사할뿐이다.


그리고 분명 이들도 늘상 괜찮지 않은 날들의 연속일걸 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괜찮지 않지만 괜찮은 척 해야하는 이들의 나날들 속에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가슴벅참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되어주고 싶다.


어찌되었든 이들로 인해 맞이할 나의 앞으로는 분명 괜찮은 나날일 것이라 믿으며 오늘을 마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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