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연말이다. 2025년 12월 17일. 오후 14시 34분. 현재 기온 영상 6.1도로, 어제보다 1.3도 높다. 습도는 50 퍼센트. 딱 중간이다.
그리고 12월 중간에 걸린 하루, 거리를 오가는 행인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앉아 이 글을 쓴다.
연말을 맞이하여 거창하게 할 일은 없고, 12월 31일에서 새해 1월 1일로 넘어가면 언제나 그랬듯이 ‘하루’를 넘겼다는 인상을 받을 것이다.
교통사고로 이석증을 앓다 정강이 근육이 파열되는 사고를 겪은 것이 가을이었다. 그러면서 서서히 25년도의 4/4분기는 병원에 출근도장을 찍는 일상으로 바뀌어갔다. 문득 침대에 누워 깁스를 한 다리를 보다가 울컥, 속에서 울분이 솟구쳐 오르는 순간, 하품을 하는 우리 고양이를 봤다.
고양이는 하품을 하고 시간은 흐른다. 거룩한 하품이다.
울분이 다 뭔가. 살아있음에 감사한다.
고양이를 만지고 가정에 일조하는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해야겠지 싶다.
그리고 고양이의 하품을 지켜보다가, 침 범벅이 된 고양이의 밥그릇을 발견하고는, ‘아, 우리 고양이가 참을성이 대단하다.‘는 깨달음을 얻고는 그간 나란 인간의 생활패턴을 되돌아보니, 나는 참으로 움직이지 않으려는 종이고 하인이라고 인정했다. 근육의 휴식에 온전히 시간을 투자하고 싶은 나는, 실용주의자의 일종이라고 억지 같은 주장을 펼쳐봤다. 그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우스갯소리를 가장한 일상의 이야기도 곁들였다.
다음 브런치에 쓰기로 한 건 충동적(?)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고양이를 지켜보다가 손가락이 움직이는 대로 하다 보니, 그렇게 됐다. 그래서 고양이로 시작해서 고양이로 끝나는 이야기다. 이런 충동적이고 정제되지 않은 글에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댓글을 달아주신 두 분, 규제된 회원 님, 보노보노야 님께는 한번 더 깊이 감사드린다.
와, 내 글에 댓글이 달리다니!
나는 감탄하면서 27번 읽었다.
규제된 회원 님께서는 2025년 11월 24일, ‘나쁜 말’에 댓글을 달아주셨다. 글을 ’흥미롭고 훌륭했다‘고 평가하여, 나는 우쭐한 마음을 광대뼈에 올려 담았다. 하지만 규제된 회원 님이 어떤 미스터리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고, 조금 고민에 빠졌다. 댓글에 나쁜 말은 단 한 글자도 없었는데, 어찌 된 일인지 본래의 닉네임을 브런치 운영진으로부터 압수당하고, ‘규제된 회원’이라는 무명인이 되어버렸다. 그 사정이 무엇이었는지, 나는 궁금하다.
규제된 회원 님의 브런치상 행방이 묘연해진 관계로, 내 글에 공식적으로 첫 번째로 댓글을 남긴 독자는 ‘보노보노야’ 님이다. 보노보노야 님은 2025년 12월 12일 ‘시류에 짜장을 던져’에 댓글을 달아주셨다. 개, 고양이보다 미천해진 오늘날 한국의 어린이 손님의 신분을 개탄하는 글이었다. 어린이를 소재로 한 글에 어린이 해달이 주인공인 만화 <보노보노> 시리즈를 좋아하시는 분이 댓글이 달다니. 이것은 영광스러운 운명이다. 보노보노야 님의 댓글을 통해 어린이 손님의 행패를 양육자가 방조하는 그릇된 행태가 일부 업장에서 벌어졌었음을 짐작했다. 그리고 어린이 손님을 개,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로 여기는 일부 업주의 태도에 내가 반발심을 느꼈던 점에 대해서도 ’개, 고양이는 목줄을‘ 할 수 있으므로 그 행패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보노보노야 님은 반론을 제기했다. 보노보노야 님의 댓글은 내게 기념비적인 첫 댓글이었다.
댓글을 쓰는 수고를 감수하면서까지, 부족한 나의 글에 감상과 의견을 피력해 주셔서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글도 끝까지 읽어주신 모든 독자 여러 분들께도 감사 인사를 드린다.
아, 계정을 제공해주신 브런치 운영진 여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또, 우리 집 고양이가 영감을 주었으니, 이 또한 감사할 일이다. 고맙다, 나의 털북숭이들.
아, 맞다. 여러모로 글의 소재를 제공해 준 마포구, 마포구 주민들께도 감사드린다.
아차, 잊을 뻔했다. 나의 남편, 아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남기는 것은 물론 동네에 핀 들풀, 맨날 놀러 오는 텃새 친구들도 위안을 주어 고맙다.
또, 있을 텐데, 이놈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
그러니까, 또, 요즘 읽고 있는 책의 저자 여러 분들도 있고, 글을 쓰는데 자리를 제공해 준 카페, 카페 임대를 허한 건물주, 지자체 관리자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인터넷망과 전기를 쓸 수 있게 도와주신 한전, 추위 떨지 않게 난방을 제공해 주는 난방공사, 또 이따금 간식거리 공수에 도움을 주신 편의점 직원 및 점주 여러 분들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