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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2월,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했다. 다른 사람의 사진에 Like를 누르기 위해 계정을 만든 우연한 시작이었지만 지금도 그렇듯이 꽤 오랫동안 유지를 하고 있다. 오히려 그보다는 나의 1년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열심히 이용을 하고 있다. 새해가 되면 그 시작과 함께 1년 동안 모든 기록을 업로드하고 12월 31일 연말이 되면 전부 이미지로 저장을 해서 네이버 클라우드에 보관을 한 뒤에는 다시 리셋을 한다. 나름 한 해를 기억하고 추억하는 수단으로써의 인스타그램은 꽤 유용하다.
그렇게 나름의 이유와 목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유지하다가, 어느 날 문득 내 사진과 일상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1,000명이 되면 무엇을 해 볼까?라는 가벼운 상상을 했다. 무엇을 꼭 해야 한다기보다는 적어도 내가 느끼는 것들 혹은 이러한 생각들을 1,000명의 사람들과 자유롭게 공유해보고 싶다는 점이 더 정확한 마음일 것이다.
그 기준인 1,000명이라는 숫자를 정한 이유도 따로 없었다. 그저 인스타그램을 처음 시작할 때, 그 숫자가 너무 커 보였고 또 그 정도의 숫자면 어느 정도 내 일상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이 몇 명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만약에 한 명도 없다면... 애석한 일이겠지만. 그럼에도 글을 통해서 이렇게 일상을 공유했을 것 같다. 왜냐하면 무엇보다도 내가 길을 걸으면서 혹은 책을 읽다가 느끼는 감정들을 나만의 언어로 기록하고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마음속 어딘가 항상 있었기 때문이다.
어느덧 그렇게, 인스타그램에 감사하게도 소중한 1,000명의 팔로워 분들이 생겼고 그와 동시에 글쓰기를 시작할 좋은 명분과 동기도 생겼으니 이렇게 나만의 공간을 만들어 글을 쓰고자 했다.
"생각의 정리"
나름 깊은 고민을 통해 설정한 나의 첫 공간이다. 앞으로 기회가 되는 대로 더 많은 공간을 만들어 나갈 생각이지만 지금은 일단 [생각의 정리]라는 공간을 우선적으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미래의 언젠가 자신감이 좀 생기면 단편소설, 중편소설을 한 번 써보고 싶은데 아무리 봐도 아직은 글 솜씨가 너무나 부족하다고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부족함을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면, 나의 생각과 감정을 나만의 단어와 문장 그리고 언어로 다듬고 정리하는 그 중심이 부족하다는 점일 것이다. 무엇보다 생각을 표현하는 데 있어 심플한 전달을 좋아하기 때문에 이러한 정리 과정은 나에게 있어 필수적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지금은 짧은 호흡과 터치로 나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정리가 자유로워지는 시점은 이런 연습의 과정이 하나하나 쌓여가는 그 어느 순간에 자연스럽게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연습의 시작에 있어 "글을 쓴다는 것에 대해서"는 무언가를 쓰는 행위의 필요성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싶어 정하게 되었다.
가끔 나의 생각을 대화의 한가운데 이야기하거나 SNS에 올리면 '오글거린다', '허세 부린다' 등의 반응이 올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아무래도 조금은 멋쩍다. 개인적으로 창피하기보다는 내가 너무 나갔나? 혹은 너무 진지하게 생각했나? 하는 점들이 마음에 딱 걸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의 끝엔 역시나 '진지충'이라는 수식어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물론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다만 조금은 마음이 불편할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 불편함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다. 내 생각을 전달하는 게 왜 진지충이라는 모습까지 연결이 될까? 잘못한 것은 없는데 괜히 멋쩍어지는 느낌을 왜 가져야 할까? 아무래도 조금 이상하다.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요즘은 '휘발성' 이야기가 너무나 많다는 점이었다. 폭발적인 순간의 감정을 빠르게 표현하고 상대방에게 직접 찔러 넣고는 순식간에 사라지는 그런 휘발성의 이야기들. 이렇게 빠르기 때문에 많은 감정과 표현을 담지 않아도 되니 서로 쿨하게 주고받을 수 있는 그런 이야기들. 그만큼 재미있는 이야기들.
근데 그런 휘발성의 이야기에 나의 감정과 언어가 얼마나 담겨 있을까? 아마 굉장히 부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조금 긴 호흡과 감정으로 대화를 하기 시작한다면 감정의 피난처인 그 휘발성이 부재하기에 멋쩍은 불편함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그 불편함에 익숙해질수록 점차 더 휘발적인 찰나의 감정을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럴 때면, 더 이상 불편함을 느끼고 싶지 않아 더욱더 나의 감정과 표현은 작아질 것만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의 생각을 그럴듯한 나만의 언어로 표현할 줄 아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내가 고민하고 내뱉고자 하는 말만큼은 나만의 단어와 문장 그리고 언어로 제대로 표현을 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인생의 대부분을 같이 지낸 가족도 나에 대해서 100%를 알지 못하는데 하물며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있어 나를 표현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그렇기 때문에 나라는 사람의 색채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그 수단으로써의 표현은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뛰어난 언변 혹은 글솜씨가 아니더라도.
그래서 글을 읽고 보고 더 나아가 쓰는 것, 그 행위는 나의 색감을 찾아내는 아주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의 생각을 담은 글을 쓴다는 것은 그 나름대로 그 의미가 가득하다.
#생각의정리 #글을쓴다는것에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