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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붱 Jul 25. 2020

프로필 작성 부탁드립니다 (수정1)

늦은 오후 출판사로부터 메일이 한통 왔다.


'책에 들어갈 작가님 프로필 작성 부탁드립니다.' 


그 메일을 본 순간 아차 싶었다. 미리 준비를 안 해서다. 예전에 아이폰 메모장에 뭐라고 휘갈겨 썼던 기억이 불현듯 떠올라 열심히 뒤적여봤지만 허사였다. 수많은 요리 레시피와 장보기 목록에 밀려 어디에 언제 그런 메모를 적어뒀는지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다.


출판사에서는 우선 내 브런치 프로필에 적혀있는 문구로 초안을 마련해뒀다고 한다.


살면서 써지는 글을 좋아합니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음. 이대로 들어가도 나쁘진 않을 것 같은데 보면 볼수록 뭔가 부족했다. 그게 뭘까. 혼자서는 도저히 떠올릴 수 없어서 20년지기 친구에게 해당 내용을 카톡으로 보냈다. 님아. 네가 내 책을 샀다고 가정했을 때 작가 프로필에 저렇게만 써져 있으면 어떨것 같니. 바로 답장이 왔다. 


"널 전혀 모른다는 전제하에?"

"ㅇㅇ"

"운동권 같은데"


....!!!.....


아무런 부연설명도 없이 저것만 써져있으면 뭔가 선구자 같은 느낌이란다. 처음엔 당황스러웠는데 듣다보니 그렇게 느껴질만도 했다. 나는 부랴부랴 몇 줄을 더 보태 썼다.


중소기업, 대기업, 외국계기업에서 정규직, 계약직, 기간제 근무 등 다양한 형태로 직장생활을 경험한 뒤 현재는 글쓰는 백수로 정착했다.

살면서 써지는 글을 좋아하며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삶을 지향한다.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유튜브에는 영상을 만들어 올린다. 온라인 상담소 <부엉이 상담소>도 운영 중.


이 내용을 본 친구는 전보다 한결 낫다고 말해줬다. 책의 내용과도 어울리는 것 같단다. 그거면 됐다. 나는 이 내용 그대로 출판사에 보냈다. 나머지는 출판사 대표님과 직원분들이 알아서 잘 다듬어 주시겠지.


그나저나 이제 진짜 내 책이 나오려나보다. 책 날개에 들어갈 프로필까지 쓰고 나니 진짜로 실감이 난다.


다음주에는 구독자님들께 출간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으려나..? 아직 인쇄 전 최종 본문 파일을 공유 받지 못했으니 조금 더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다.


어찌됐건 내 책의 출간은 정말 코앞으로 다가왔다. 

떨리지만 기대되고 걱정되지만 기쁘다.






결국 프로필 내용은 수정하게 됐다. 위에서 공개한 내용과는 다소 결이 달라질 것 같다.

어떤 내용으로 수정되었을지는 책을 통해 확인해주시길! :D


(2020.07.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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