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님 주의 /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 일기)
(서촌그책방 글쓰기 심화반, 7월 8일 사진)
매번 글쓰기 수업이 끝나면, "자.. 여러분 얼른 브런치 가입하고 쓰세요."라고 말한다. 일단 어디든 쓰기 시작하면 좋은데, 네이버 블로그는 음... 뭔가 글쓰는 맛이 없고 SNS는 이미지 중심이니, 뭘 써도 일단 예뻐 보이는 '브런치'를 추천한다.
(딴 길로 새보면) 나는 먹는 브런치를 상당히 좋아한다. 내가 좋아하는 최애 브런치 맛집은 연희동 <쿳사> 홍대 <아날로그가든> 삼청동 <도트블랭킷> 지축 <프로메사 나우> 등이다.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것 같다. 빵 샐러드 커피. 이 세 가지가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누가 맨날 아침 이렇게 차려주면 좋겠다. ㅎㅎ
안 들어오던 <브런치>를 다시 들어온 건,
어제 글쓰기 수업 때 내가 한 말 때문이다.
"여러분, 브런치 쓰세요!"
"그런데 제가 지금 안 쓰고 있네요. 하하하하하..."
원래 뱉은 말을 웬만하면 기어이 지키는 책임감 짱인 내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나. 그런데 사람들은 내가 조금 물렁물렁해지니 좋아하는 것 같다. ( 그럼 좀 이렇게 살아 볼까? ) 그래도 살짝 찔리는 마음이 있어 이렇게 <브런치>에 들어왔다. (아.. 브런치 먹고 싶어)
3년 전부터 내 삶은 3개월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보호자로 대학병원을 다니며 3개월에 1번씩 나오는 검사 결과를 듣고 - 아 일주일은 좀 걱정 안 해야지 - 이런 패턴으로 산다. 이제 만 3년이 지났다. 9월이 되면 또 초조해지겠지만 7월은 일단 좀 지금에 집중하고 또 감사할 것들만 생각하려고 애쓴다.
어제 은유 작가님의 <아무튼 인터뷰>를 읽었는데, 어휴... 역시... 어쩜 모든 책이 다 좋습니까? 작가님은 나의 최애 작가 중 TOP인데, 그냥 모든 문장에 밑줄을 좍좍 긋다가 책이 뚱뚱해질까봐 참았다.
155쪽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대략 1년 만에 후배를 만나 안부 타임을 가졌다. 우린 서로 그간 있었던 굵직한 사건과 신변의 변화를 공유했다. 후배가 말했다. 인스타그램만 보면 은유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해 보이는데 힘들었겠다고. 그래서 나는 말했다. '말도 마, 나 살아온 얘기 쓰면 책으로 열 권이야..." (현재까지 산문집은 세 권 냈다.)
사람들은 모두가 보이지 않는 아픔을 감내하고 산다. 어떤 사람은 드러내고 어떤 사람은 꽁꽁 싸매고 어떤 사람은 소수의 사람에게만 드러낸다. 그리고 가끔 보이지 않는 아픔까지도 읽어내는 사람을 만나면, 기어이 마음이 열린다.
아이고 길어졌다. 이것은 에세이가 아니라 '조각일기' 니까 짧게 써야지. 6주간 글쓰기 모임을 다시 시작했는데 2주차가 지났으니 어머나 벌써 4주 후면 끝이네. (왜 벌써 아쉽지.... ) 공간이 주는 힘이 정말 크다.
보태기,
ㅅㅅ 복은 안 주시고, 수강생 복은 주셔서 정말 감사 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