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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집아이 May 16. 2021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프롤로그>

<제주 표선면 성읍 녹차동굴 / 모델 : 지집아이의 엄마>


제주도민이 되면서 참 많은 것이 변했다.


창문 밖 풍경, 산책길의 푸르름,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그렇게 내 생활, 내 생각, 내 시간이 전부 달라졌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바뀐 건 엄마와 함께 보내는 시간. 서울처럼 바쁘지도 않고, 서울처럼 친구를 자주 만나지도 않으니 자연스레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그뿐이랴. 엄마는 세월이 흐를 수록 점점 자식이자 딸인 나에게 의지했고, 그걸 느낀 나는 엄마를 더 열심히 챙겨야 했다. 그렇게 우리는 어느새 애틋한 '모녀' 사이가 되었다. 


점점 늘어나는 '엄마 사진'이 그 증거.


나는 그동안 엄마가 사진 찍히는 걸 좋아하는지 전혀 몰랐다. 그것도 정말 자주, 그리고 아주 많이. 엄마와 잠시 외출하고 돌아오면 내 핸드폰에 새로 찍은 엄마 사진이 40~50장은 거뜬히 생길 정도였으니 말이다. 같은 장소, 같은 포즈로 찍으면서도 전부 다른 사진이라 말하는 엄마, 때론 꽃과 함께, 때론 음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내가 언제 뭘 보고, 뭘 먹었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엄마. 엄마는 그렇게 마치 일기를 쓰듯 매일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지금도.


그래서 난 엄마의 시간을, 추억을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엄마만의 추억이 아닌, 나의 추억이 그리고 우리의 추억이 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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