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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나는야 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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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독가 한희정 Nov 13. 2023

60부터는 이기주의자로!

코로나 이후 음악 밖에 모르고 살던 50년의 삶으로부터 점점 벗어나기 시작했다.  나를 위한 제2의 인생을 살아보기로 했다. 물론 처음에는 나와 관계된 것들을 정리하기 힘들었다. 완전히 버려야 할 것들, 포기해야 할 것들, 내려놓고 싶은 무거운 짐들이 줄 서 있었다. 


몇 년간 함께하며 웃고 울며 다사다난했던 가족 비즈니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다. 30년 이상, 마치 근속 직장인처럼 되어버린 찬양대 일도 끝맺고 싶었다. 또 아이들도 성장했으니 엄마와 아내의 역할로부터도 좀 가벼워지고 싶었다. 3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지금에서야 언니로, 누나로, 큰 딸로, 엄마로, 아내로 지금의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바라봐주는 듯하다.


내 주위의 나와 비슷한 연배의 사람들은 다 대뜸 돈과 연결되느냐는 질문이 먼저 앞서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묵묵히 바라봐주기는 하지만, 몇 번 지나가는 말로 왜 낭독에 빠졌는지 이해가 안 된다는 성악가인 넘편의 말도 한쪽 귀로 듣고 다른 한쪽 귀로 흘려보낸다. 다행히 고맙게도 엄마가 행복하면 된다고, 건강만 하라고 말해주는 아이들에게 힘을 받는다. 


나 역시 코로나 전까지만 해도 모든 일을 나의 인생 노트에 한 줄을 더 쓰기 위해, 그리고 경제와 직결하여 판단하였다. 예전의 나의 삶은 '현재'란 시간에 내가 있지 않았다. 오로지 '미래에 있었다. 미래만 바라보며 ''오늘'을 버텼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현재'란 시간은 알 수 없는 '미래'의 지배를 늘 받았다. 


그러나 지금의 나는 예전의 나가 아니다. 180도 바뀌었다. 확실한 이유는 모르겠다. 굳이 말하라면 ‘좋아하는 마음'이 답이 될 것 같다. 가끔은 ‘좋아하니까’의 힘이 어디까지 부풀어오를 지 무서울 정도다. 좋아하는 것과 사랑에 빠져 산다는 것은 비록 가는 길이 힘들지라도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이기고 만다. 아이러니하게도 완전한 행복이다. 


60이 된 요즘의 나는 나를 챙기며,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아 마음 가는 대로 살아간다. 때론 매 식사 때가 되면 부엌으로 달려가야 할 것 같지만 최소화했다. 가게가 바빠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동생의 소리를 들으면 죄스럽기까지도 하다. 노래를 모르는 반주자에게 자기가 맞춰야 한다고 투정하는 넘편의 소리를 들을 땐 슬쩍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가 행복해 보여서 좋다고 말해주는 아이들의 말 한마디에 꿋꿋이 나의 길을 간다. 또 간혹은 상대방은 아무 신경 쓰지 않는데 나 혼자만 우려할 때도 있음을 알게 되었기에 안심한다. 


나날이 하고 싶은 것들이 점점 많아져 탈이다.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나 싶다. 일단 마음이 당기면 해보고 싶은 욕심쟁이라 때론 가는 길이 버거울 때도 있지만 좋아하는 것들이 늘어나 오히려 감사한다. 신기하게도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이 보이지 않는 어떤 희망의 끈으로 연결되는 듯해 미래의 나의 모습이 기대된다. 


당연히 먼저 날마다 낭독할 수 있는 일상에 감사한다. 많이 부족한 나를 기다려주며 도와주는 사람들이 있어서 감사한다. 책 쓰기를 도전하는 나의 용기도 칭찬한다. 홈리코딩 강사과정에도 합류하기로 결정한 나를 응원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넘편한테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비밀이지만. 하하!

나는야 60!

멋진 60대의 인생을 만들어 갈거라 믿는다. 

메멘토 모리! 날마다 나의 죽음을 기억하면서.

오늘은 나에게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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