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2월 18일 목요일
가서 나무를 껴안아라(그린)
by Redsmupet Feb 18. 2021
Keynote : 그대가 뿌린 대로 거두게 되리라.
Affirmation : 나는 해야 할 것을 할 수 있는 여유와 공간이 있다.
항상 두 눈을 부릅뜨고 살 필요는 없는데 눈에 너무 힘을 주고 살았는지도 모르겠다. 눈을 감으면 오히려 내가 놓치고 있던 많은 것들이 드러나는 걸!
눈을 감기가 무서웠던 것 같다. 눈을 감은 사이 누군가 나를 침범할까 봐, 나의 것을 도둑질할까 봐.
오늘 아침, 초록 빛깔을 보며 30대 시절 입에 달고 살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숲에 가고 싶어."
버릇처럼 이 말을 내뱉었었다.
초록색 바틀의 재미있는 이름 때문일까? 바틀의 이름이 '가서 나무를 껴안아라'라서 숲이 생각난 걸까?
숲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던 시절, 숲에 가면 일단 숲의 중간이라 여겨지는 부분까지 열심히 걸어갔다. 숲의 중간에 다다르면 거기에 멈춰 서서 두 눈을 감았다. 숲은 수많은 질감과 소리, 냄새를 가지고 있다. 그걸 그때 알았다.
숲에서 가장 좋은 순간은 눈을 감고 가만히 멈춰 서 있을 때였다. 숲의 수많은 감촉과 소리, 냄새, 끊임없이 변하는 감각들이 그대로 나를 통과해가는 느낌이 좋았다.
내가 숲에 가고 싶은 이유.
눈에 보이는 수많은 것들이 눈을 감기 전에는 알 수 없는 것들을 가리고 있었다.
숲에 가면 알 수 있는 것, 하지만 숲을 나오면 금세 까먹어버렸다. 한동안 숲에 갈 일이 없을 때면 나는 또 두 눈을 부릅뜨고 있으려고 애를 썼다. 눈에 너무 힘을 줘서 정작 힘을 써야 할 때는 힘이 다 빠져버렸다. 그리고 나면 내 입에서는 또 그 말이 튀어나왔다.
"숲에 가고 싶어."
초록이 보이는 아침,
내가 또 두 눈을 너무 부라리고 있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