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4일

Pan (터콰이즈/ 레드)

by Redsmup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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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note : 지성에 따르기보다는 감각을 믿고 당신의 창조적인 힘을 지상에 표현하라.


Affirmation : 나는 자연의 정신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나의 내면에서,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을 통해 드러나는 방식을 사랑합니다.



바다 아래 태양

일출 직전

넘실대는 검은 파도


해가 뜨는 동쪽을 향해 고단한 발길을 재촉하던 융

태양에 닿고 싶어서 서쪽으로 향하던 이즈두바르


융은 말하지

당신은 그 길의 반만 떠안아야 한다고,

나머지 반은 이즈두바르의 몫이니.

그에게 동쪽에 사는 이즈두바르는 다름 아닌 신성.

각자의 경계

그 끝에서 만나는 태양과 바다.


처음엔 그 길을 모두 떠안으려 했지.

한쪽은 뜨겁고 한쪽은 차가운 길,

인간성과 신성


말(言)이 된 로고스가 독이라는 걸 알고 나서야 그는

길의 반은 신성에게 남겨두어야 한다는 걸 알았지.

말(言)이 신을 살해할까 봐 두려웠으니.


내 존재에서 잠시 말(言)을 떼어놓을 수 있을까?

말(言)이 떨어져 나간 자리

그곳에 왠지 트램펄린이 있을 것 같아.

어렸을 적 나는 방방이라고 불렀지.

그저 몸의 움직임대로 폴짝폴짝 뛰면 돼.

방방 위에서 이리저리 재다가는 못 놀아.

몸에 완전히 나를 맡길 때만 하늘에 닿을 수 있어.

순식간에 아래로 하강하는 몸,

그 몸에 저항하면 놀이는 끝나버려.

그 몸이 나일 때 다시 하늘로 올라가지.


말(言)이 된 로고스가 끼어들면 산통이 깨져버릴지 몰라.

경계를 지키는 건 놀이의 규칙이니까.

나는 그저 내 몸이 되면 되는 거야.


KakaoTalk_20201204_104320748.jpg <Carl Jung Red Book>, 부글, p155, 융이 그린 거대한 이즈두바르와 발 밑의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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