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젤(페일 코랄/ 터콰이즈)
옛날 옛적에 아주 사이좋은 오누이가 살았지
헨젤과 그레텔
부모의 손에 이끌려 숲으로 가는 길
사실 그건 계모의 계략이 아니었어
그저 통과의례일 뿐이었지
계모는 알았던 거야
네가 내가 아니라는 걸 가슴으로 알아채려면
숲으로 가야 한다는 걸
홀로 숲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걸.
하지만 숲에 버려진 건 하나가 아니라 둘이잖아
아니
한 명이야
그레텔
헨젤은 사실 그레텔이야
그녀의 아니무스
처음엔 숲에서 혼자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도와줬지
길에 떨어뜨린 돌멩이
그건 아니무스가 남긴 표식이었어
나도 그레텔처럼 그 표식을 따라
매일 아침 안전하게 꿈에서 깨어나지
깊은 우울에서 다시 상승하지.
또다시 그레텔이 숲에 버려졌을 때는 왜
그 표식이 사라졌는지 알아?
마녀를 만날 때가 되었거든
마녀를 만나지 못한 소녀는 영원히 소녀일 수밖에 없어서
그레텔이 길가에 돌멩이 대신 빵조각을 남긴 거지
처음 나의 마녀를 만났을 때
나는 무서웠어
내 안에 그런 추함이 있다는 게
내 안에 그런 그로테스크함이 있다는 게
그런데 그 무서움이 뭘로 변했는지 알아?
해방감!
나는 네가 아니지만
나는 모든 것이었거든.